이 기사는 2025년 3월 20일 16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공격적인 투자로 사세를 키워 온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자산운용이 잇따른 금융당국 조사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캡스톤자산운용이 이들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최대 7500억원을 출자하는 국내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로 KB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그리고 캡스톤운용을 선정했다. 애초 숏리스트에는 이지스운용이 이름을 올리며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마스턴운용은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2019년 이후 국내 부동산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선 건 처음이라 모두가 눈독 들이고 있던 건이었다.
중형 운용사 입장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투자 자금을 굴릴 위탁 운용사로 뽑혔다는 건, 고속 성장의 길이 열렸다는 의미로 통한다. 이지스운용과 마스턴운용도 201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 활황기에 국민연금공단의 출자를 받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국내 대표 대체투자 운용사로 급성장했다. 이지스운용은 2016년 조성한 부동산 운용업계의 첫 블라인드 펀드에서 국민연금 자금을 받았고, 마스턴운용은 국민연금의 부동산 밸류애드(Value-Add) 운용사로 낙점된 바 있다.
그러나 이지스운용과 마스턴운용이 2023년부터 연달아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으면서 업계엔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이지스운용과 마스턴운용은 운용자산(AUM)이 각각 65조원, 37조원에 달한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매번 1순위로 자금을 출자할 만큼 자산 규모도 크고 신용도도 높다. 하지만 최근 마스턴운용의 경우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기금 펀드 레이징(모금)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자리를 적극적으로 비집고 들어온 게 캡스톤운용이다. 캡스톤운용은 2024년 일종의 기획영업 조직인 포트폴리오 전략실을 신설하고 이지스운용과 마스턴운용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 이지스운용의 포트폴리오3파트를 이끌었던 김황덕 전무와 마스턴운용 포트폴리오1파트 펀딩1팀에서 일했던 박진화 이사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캡스톤운용은 연기금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2024년 4월엔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노란우산공제회의 6000억원 규모 국내 부동산 대출펀드 위탁운용사에 뽑혔다. 이전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선정됐던 자리다. 5월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해외 물류투자 파트너를 따냈는데, 글로벌에 투자하는 첫 블라인드펀드로 7개 운용사가 몰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캡스톤운용은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국내 선순위 부동산 대출펀드 운용사로 뽑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캡스톤운용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꾸준히 AUM을 늘려 2024년 8월 기준 5조원을 돌파했다“면서 ”일각에서는 대주주 불법투자 혐의에 리츠 금융 사고까지 터진 마스턴운용의 업계 2위 자리를 캡스톤운용이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