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 라운드랩 대표 제품인 '1025 독도 토너'. /서린컴퍼니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1월 21일 16시 0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K뷰티 브랜드 ‘라운드랩’ 운영사로 알려진 서린컴퍼니 경영권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려놓은 가운데 차순위 유력 원매자로 꼽혔던 구다이글로벌마저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서린컴퍼니 인수전 참여 중단 방침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벤처캐피털(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이하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을 구성, 예비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린 지 약 3개월 만이다.

인수 대상은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이 서린컴퍼니 인수 1년 만에 내놓은 지분 100%였다. 양사는 지난 7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로 선정해 경영권 매각을 타진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K뷰티 인기를 반영해 8000억원 몸값을 희망했다.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는 서린컴퍼니 인수전 초기부터 유력 후보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조선미녀’로 뜬 구다이글로벌이 작년에만 3곳 브랜드를 인수하며 국내 화장품 인수합병(M&A) ‘큰손’으로 올라섰고, PE 확장에 나선 컴퍼니케이가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덕이었다.

시장의 관심은 올 들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서린컴퍼니 인수가로 약 8000억원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던 CVC캐피탈이 거래 중단을 택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곧장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를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꼽았다. 7000억원 중반 가격을 써냈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는 그러나 서린컴퍼니의 몸값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라운드랩 브랜드로 선보인 ’1025 독도 토너’가 인기를 끌면서 2023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지만, 8000억원 수준 몸값은 지나치다는 계산이 깔렸다. 7000억원 중반 가격 제시도 사실과 달랐다.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는 지난해 10월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서린컴퍼니 기업가치로 6000억원 이하를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서린컴퍼니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추정치가 약 8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7배 멀티플이 적용된 수준이다.

구다이글로벌이 운영하는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 제품군. /구다이글로벌 제공

최근 화장품 M&A 시장이 공급이 많은 바이어스마켓(구매자 시장)으로 변한 것도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의 서린컴퍼니 외면을 부추겼다. K뷰티 중소·인디 브랜드 창업자 대표들이 잇따라 엑시트를 택하면서 브랜드 매물이 많아졌고, 몸값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화장품 중소·인디 브랜드 운영사들은 잇따라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 물색에 나선 곳만 해도 10곳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즈앤트리, 미팩토리, 듀이트리 등이 대표적이다.

구다이글로벌-컴퍼니케이는 서린컴퍼니를 대신할 K뷰티 브랜드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사는 전략적투자자와 FI 구성인 컨소시엄을 계속 유지할 전망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데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브랜드가 우선 검토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은 서린컴퍼니 새 원매자 물색에 다시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당장 8000억원 몸값에 인수 후보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각 측이 BofA를 매각 주관사로 계속 유지할 지도 관심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