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월 16일 18시 1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방 의료기기 전문기업 동방메디컬이 코스닥 입성 시기를 연말에서 연초로 미뤄 재도전에 나섰다. 일단 시기는 잘 골랐다. 새해 들어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방메디컬은 한방 침, 부항 컵 등 한방 의료 제품과 필러, 각종 특수 침 등 미용 의료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방메디컬은 이날부터 22일까지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회사는 2024년 11월 수요 예측 부진으로 상장 철회를 택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6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낸 바 있다. 오는 2월 3일과 4일 일반 청약을 진행, 같은 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동방메디컬이 새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공모주 시장 침체가 올해 초에도 이어질 것을 고려한 장치를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사실 동방메디컬 몸값은 개선된 3분기 실적과 피어그룹(비교기업) 확대로 한 달 만에 2954억원대에서 364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희망 공모가는 9000~1만500원으로 앞선 도전 때와 같다.
동방메디컬은 공모가 산정에 주로 대규모 설비를 보유한 제조 기업의 가치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기업가치 대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을 활용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3분기 개선된 실적이 반영되면서 EBITDA가 207억원에서 223억원으로 늘었다.
아울러 피어그룹(비교기업)도 조정돼 멀티플이 상승하면서 할인 전 시가총액이 3600억원대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시총이 1조원 이상이라 피어그룹에서 제외됐던 메디톡스가 12월 들어 주가가 하락해 피어그룹에 추가된 것이다. 이에 멀티플(거래배수)은 15.56배에서 17.58배로 조정됐다.
이를 적용한 동방메디컬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7152원이다. 하지만 회사는 여기에 할인율 40.63~49.11%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만들었다. 예상 주가가 피어그룹의 주가보다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앞서 회사가 제시한 할인율은 22.97~33.97%였지만 20%포인트 가까이 높여 예상 시총을 줄인 셈이다. 2023년 이후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23.72~31.69%인 점을 고려하면 주주 친화적인 할인율이라는 평이다.
동방메디컬은 여기에 신주 모집 물량을 340만1029주에서 300만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예상 최저 공모자금도 약 306억원에서 270억원으로 감소했다. 동방메디컬은 공모자금 사용 계획에서 용인공장 설비 증설에 쓸 자금을 18억원에서 47억원으로 늘렸다. 원부재료 조달 등 운영자금은 80억원에서 11억원으로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공모 시장 침체 때문에 기업가치가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동방메디컬과 함께 시기를 올해 초로 미룬 미트박스글로벌의 경우, 결국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1만9000원으로 확정했다”면서 “최근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는 만큼 동방메디컬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