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한 장관의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가 공개 활동에 나서자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총선 출마를 준비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정치 테마주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직원 간담회를 마친 뒤 입구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의 요청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핀테크 업체 핑거(163730)는 전 거래일(1만2490원) 대비 9.21%(1150원) 오른 1만3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사외이사인 김철수 변호사는 한 장관의 대학 선배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한 장관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가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한 이력도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학·로스쿨 동문인 사외이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디티앤씨알오(383930)도 이날 14.55%(850원) 상승한 6690원으로 마감했다. 디티앤씨알오는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분야에서 효능·독성 시험을 포함한 비임상부터 임상시험까지 풀서비스가 가능한 국내 유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전문회사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장 초반엔 3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또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체시스(033250)는 3.51% 오른 2805원에 장을 마쳤다. 체시스는 부사장과 사외이사가 한동훈 장관과 각각 미국 컬럼비아, 서울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묶였다.

그러나 한국수출포장(002200)은 같은 기간 3190원에서 3120원으로 2.19% 하락했고, 태평양물산은 2635원에서 2640원으로 0.19% 올랐다. 한국수출포장은 최대주주가 한 장관과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분류됐고, 태평양물산은 대표이사가 한 장관 고등학교 후배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 실제로는 인물과 회사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 테마주는 학연·인맥 등 불분명한 연결고리를 통해 묶이는 경우가 많다”며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급등락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