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을 걷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테마주들이 반등하고 있다. 이들 테마주는 이 전 지사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며 대폭 하락했으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그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10일 새벽 민주당사를 방문하기 위해 경기 성남 분당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4일 오전 11시 52분 기준으로 이스타코(015020)는 전 거래일보다 7.44% 오른 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중 한때는 1445원까지 오르며 19%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스타코는 주택 및 상가를 분양하는 부동산 업체다. 이 전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기본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하자,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큰폭으로 오른 바 있다. 지난해 2월 중순까지만 해도 600~700원대에서 등락하던 ‘동전주’였지만 같은 해 6월 말 7550원까지 상승하며 10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꾸준한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달 10일에는 111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토탈소프트(045340) 역시 전 거래일보다 5.3% 오른 5170원에 거래 중이다. 오전 중 한때는 5560원까지 오르며 13%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장수 대표이사가 이 전 지사와 중앙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재명 테마주’로 묶인 바 있다. 지난해 초부터 4월 초까지 28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에이텍티앤도 전 거래일보다 6.54% 오른 1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신승영씨가 과거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이었을 때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포럼’ 운영위원직을 맡았다는 이유로 이 전 지사 관련주가 됐다.

이 전 지사 테마주가 돌연 반등한 이유는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재명 역할론’에서 찾을 수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출마자 3158명이 이재명 비대위원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선전한 이재명 고문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자치의 상징”이라며 “이재명 고문은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이끄는 것을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손혜원 전 의원 역시 지난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고문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지방선거에서) 조금이나마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테마주의 급등락은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려는 ‘세력’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스타코만 해도 오늘 갑자기 19% 가까이 급등했다가 금방 다시 하락하지 않았냐”며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운 뒤 ‘단타’를 치고 빠지려는 세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