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안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3등급 부여와 관련해 “기존 경영실태평가 점수도 3등급과 0.1점 차이로 근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금감원이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미리 정해놓았다’는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를 의식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발언했다. 이 원장은 지난 18일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와 우리금융에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결과 3등급을 최종 전달했다고 전하면서 “이전 경영실태평가와 비교해도 일부 점수 하향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말하면 기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인 2등급에서 조금의 점수만 떨어지면 3등급으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해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실시한 후 최근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3등급을 확정지었다.

이 원장이 과거 경영실태평가 점수까지 거론한 이유는 경영실태평가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지난해부터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실패를 거론했다. 또한 정기검사 후 이 원장과 금감원 금융지주 담당 임원들은 우리금융 내 내부통제 및 자산건전성 문제가 경영실태평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금감원이 3등급으로 결과를 정해놓고 구색만 맞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3월 중에 금융위에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며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위한 여러 계획안을 제출했기에 이를 포괄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현행 금감원 감독규정상 경영실태평가 3등급인 금융지주는 자회사 편입을 할 수 없다. 다만 금융위는 해당 금융지주가 자기자본 확충 등 일부 조건을 맞출 경우 예외 승인을 내릴 수 있다.

한편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으로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겠느냐는 질문에 “지금 확정된 의견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