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80% 급감한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실적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연구소 등 돈이 되지 않는 기존 사업은 잠정 중단하거나 철회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 정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26일 가상자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빗썸은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가상자산 매매 동향, 투자 지표 등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출시한다. 해당 서비스의 정식 명칭은 아직 알려지진 않았지만, 빗썸은 2~3일 내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빗썸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 기존 사업들은 정리하고 있다. 빗썸은 최근 100% 지분을 출자한 자회사인 빗썸시스템즈와 빗썸경제연구소를 각각 폐업, 잠정 영업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빗썸시스템즈는 지난해 3월 빗썸이 설립한 거래소 정보통신(IT) 기술개발 전문회사로 전통금융, 게임사 등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빗썸경제연구소는 같은 해 설립된 가상자산 관련 연구기관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동향, 시장 분석 정보 등을 제공하는 빗썸의 대표 사업 중 하나였다.

그래픽=정서희

빗썸이 이들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대형 악재들로 출렁이자 빗썸의 실적 또한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빗썸의 현 수익 구조는 가상자산 거래를 통한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비중이 99%에 이르는데, 코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FTX 파산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진 이후 전 세계 코인 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5월 루나·테라 코인이 폭락한 후 한 달 만에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거래 대금은 2318조원에서 1902조원으로 줄었다. 같은 해 11월 세계 3위 규모 거래소였던 FTX가 회계부정과 자전거래 의혹 등에 휘말리다 파산하자 가상자산 거래 대금은 2132조원에서 1561조원으로 600조원 가까이 급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빗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0% 감소한 3201억원, 영업이익은 약 80% 줄어든 163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황 역시 좋지 않다. 빗썸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 급감한 162억원에 그쳤다. 현재 빗썸의 하루 거래 금액은 2514억7066만원인데, 빗썸의 수수료 비율이 0.04%~0.25%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수익은 최소 100억원대 사이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르며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커진 상황이다. 26일 가상자산 전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1월 비트코인 가격은 2000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이날 3985만원까지 올랐다. 보통 가상자산 가격은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거래소가 벌어들이는 수익 또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 불경기에 따른 거래금액 감소로 어려워진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자구책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투자 정보 제공 외에 다른 신규 서비스들도 가급적 빨리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