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름세가 진정되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 금리 매력이 크지 않다. 주식·부동산 투자 기회를 노리거나 비상금, 용돈 등 지출 계획이 있다면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파킹통장’으로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게 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파킹통장은 주차하듯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통장이다.
최근 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2%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일부 저축은행이 최근 인터넷은행 금리보다 소폭 높은 파킹통장을 내놨다.
17일 시중에 나와 있는 주요 수시입출금식 통장의 금리를 비교해 보니, 1000만원을 잠깐 맡겨둘 때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챙길 수 있는 파킹통장은 다올저축은행의 ‘Fi 커넥트통장’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지난 12일 출시됐는데, 적용 금리(세전)가 연 4%다.
1금융권 파킹통장 금리가 연 2%로 내린 것과 비교하면, 2%포인트 금리를 더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이 상품은 1000만원까지 연 3.0%를 제공하는데, 오픈뱅킹 계좌 등록만 하면 우대금리 1.0%포인트를 적용해 최대 연 4%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단 1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연 1.5%의 금리를 적용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파킹통장 ‘머니쪼개기’는 최대 3000만원까지 금리 연 3.2%를 적용한다. 0K저축은행의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2′는 금액별로 연 3~5%의 금리를 적용한다. 100만원 이하 금액을 넣어둘 경우 최고 금리 5%를 준다. 100만원 초과~500만원 이하 예치 시 연 4.0%, 5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예치 시 연 3.5%, 2000만원 초과 시 연 3.0%를 각각 적용한다.
전날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금리가 가장 높은 파킹통장은 연 2.45% 금리를 적용하는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 적용 금리는 2.2%로, 기존 대비 0.2%포인트 내렸다. 토스뱅크는 기존에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2.8% 금리를 제공했으나 최근 금액 구간을 나누지 않고 일괄적으로 2%로 하향 조정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 파킹통장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5000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은 보호하지 않는다.
파킹통장(수시입출금통장)과 달리 만기가 정해져 있는 정기 예·적금 상품은 일정 기간 돈이 묶인다는 게 단점일 수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 예·적금 상품의 경우, 3년(36개월)을 넣어야 금리 연 3%(세전)를 적용해 주고, 1년 미만으로 돈을 예치하면 금리는 2%대 수준이다.
단기에 쓸 자금이나 비상금은 파킹통장에 예치하고, 중장기로 목돈을 묶어두려는 목적이라면 정기 예·적금 상품을 이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진현숙 우리은행 PB팀장은 “자금이 묶여 있는 탓에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수시입출금 통장을 활용하면 부동산 계약금 등 유동자금을 확보, 관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