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루나 사태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며 한 달 만에 전체 코인 시가총액의 3분의 1 정도가 증발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잡코인(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제외한 부실한 알트코인)부터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잃으며 줄줄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알트코인이 무너지자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의 비중은 커졌다. 이달 비트코인 비중은 전체 코인 시장의 절반 가까이 된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비중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전광판 모습. /연합뉴스

전체 시총은 줄고 있으나 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초 비트코인이 전체 코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4%로 집계됐다. 그러나 루나 사태가 터진 직후인 5월 13일, 비트코인 비율은 이틀 만에 5%포인트(p) 가까이 올랐다. 현재 비트코인의 비중은 약 47.1%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있으나 알트코인 등의 감소세가 더 커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금융시장과 같이 코인 시장도 돈이 빠질 경우 위험한 분야에서부터 먼저 빠지게 된다”며 “시장 현황을 볼 때, 비트코인 역시 규모가 줄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그 속도가 느려 비중이 크게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비트코인에 사람이 몰려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기보다는 알트코인에서 사람들이 빠진다고 봐야한다”며 “알트코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시장 상황도 비트코인 비중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비트코인 점유율은 늘 올랐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시장이 안 좋은 경우엔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들이 먼저 무너진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비트코인 점유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루나 사태로 인해 알트코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알고리즘을 이용해 가치를 안정화하는 코인) 등이 신뢰를 잃으며 이러한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형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루나 사태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 알트코인 등이 신뢰를 잃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역시 믿을만한 건 비트코인’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비트코인의 위상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코인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위험 요소가 높은 알트코인을 털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국제 시장 기조가 지금과 변함이 없다면 비트코인 비중은 지금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