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를 상대로 강렬한 투구를 선보였던 사이키 히로토(27)가 아닌 무라카미 쇼키(27)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일본매체 닛칸스포츠는 지난 27일 “한신 후지카와 큐지 감독이 28일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히로시마와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무라카미 쇼키를 발표했다”라고 전했다.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미국에서도 화제가 됐던 사이키가 아닌 무라카미가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았다.

사이키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80경기(433⅓이닝) 33승 20패 3홀드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한 우완투수다. 2016년 입단 이후 커리어 초반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2022년부터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신의 주축 선발투수로 부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25경기(167⅔이닝) 13승 3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사이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도쿄 시리즈 개막에 앞서 열린 다저스와의 연습경기 덕분이다. 사이키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등판해 5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 토미 에드먼, 윌 스미스, 마이클 콘포토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다수 포진한 다저스 타선을 압도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사이키에 대해 “공은 메이저리그급이다. 구속도 좋고 스플리터도 좋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매체들 역시 사이키의 공에 감탄했다. 디 애슬레틱은 “오늘 사이키 히로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라고 평했고 다저블루는 “서울시리즈에서는 김혜성(다저스)이 다저스 스카우트들을 놀라게 했다. 오늘은 사이키 히로토에 감탄하고 있을 것이다. 사이키를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태우기 위해서는 얼마를 내야하는가”라며 벌써부터 사이키 영입을 시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전세계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이키도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예를 차지할 수는 없었다. 한신에 사이키 못지 않은 특급 에이스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키를 대신해 한신의 우승을 이끌었던 무라카미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2020년 한신에 입단한 무라카미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49경기(303⅓이닝) 17승 18패 1홀드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한 우완투수다. 2023년 22경기(144⅓이닝) 10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하며 한신이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공헌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일본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로 리그 MVP와 신인상을 석권했다. 지난 시즌에는 25경기(153⅔이닝) 7승 11패 평균자책점 2.58로 조금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후지카와 감독은 “약 5개월 동안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다. 그만큼 준비를 했다는 점은 우리 팀 에이스로서 훌륭하다는 증거다. 지난번의 투구도 아주 훌륭했다. 그래서 내일 경기에서 정말 자신있게 내보낼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라며 무라카미에게 믿음을 보냈다. /fpdlsl72556@osen.co.kr

[OSEN=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