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신인' 홍유순(20, 신한은행)이 태극마크에 대한 꿈을 드러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4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주인공은 단연 김단비였다. 그는 득점상(평균 21.10점)과 리바운드상(10.90개), 블록상(1.52개), 스틸상(2.07개)을 휩쓸었고, 최고 공헌도(964.45)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윤덕주상과 우수수비선수상, 통산 9번째 BEST 5까지 석권했다.
대망의 MVP도 김단비의 몫이었다. 약체로 평가받던 우리은행을 이끌고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낸 그는 기자단 투표 116표 중 116표를 획득하며 2년 전 놓쳤던 만장일치 MVP까지 달성했다. 역대 6번째 만장일치 MVP. 지금까지 한 표의 이탈도 없이 MVP를 수상한 선수는 정선민 전 감독(2회)과 박지수(3회)뿐이었다.
김단비뿐만 아니라 홍유순에게도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였다. 그는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신인상의 최종 수상자가 되면서 생애 1번밖에 누릴 수 없는 영예를 거머쥐었다.
전체 1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한 재일교포 출신 홍유순은 한국 무대 첫해부터 29경기 평균 26분18초를 뛰며 8.10점·5.7리바운드·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WKBL 출범 이후 신인 최초 4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을 세우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경쟁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후반기로 갈수록 이민지(우리은행)와 송윤하(KB스타즈)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홍유순과 3파전을 펼쳤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한 끗 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치면서 다소 분위기가 바뀌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작부터 몰아쳤던 홍유순이 역대급 신인상 싸움의 승자가 됐다.
신인상 트로피를 받아든 홍유순은 "정말 받고 싶은 상이었다. 이렇게 받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 감사한 분들이 많이 생각난다. 먼저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 사무국 지원 스태프분들, 우리 언니들, 친구들 덕분에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라며 "한국에 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있었는데 모두들 잘 챙겨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더 책임감을 갖고 성장해서 다음 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 다음은 홍유순과 일문일답.
- 신인상 경쟁이 치열했다. 본인이 받을 줄 거라고 예상했나? 언제 그렇게 느꼈나?
신인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했을 때 살짝 (수상) 생각이 들었다. (이민지와 경쟁으로) 조금 불안하긴 했다. 그런데 언니들이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너가 받을 거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자신감 있었다.
-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본인이 신인상을 받은 가장 결정적 이유는 뭘까.
BNK와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 3점슛을 맞은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인상 수상은)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 한국 리그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적응이 어렵진 않았나.
언니들이 많은 걸 말씀해 주시고, 운동할 때도 많이 가르쳐 주셨다. 쉬는 날까지 챙겨주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느 한 분이 아니라 다들 많이 도와주셨다.
- 한국 국가대표 의지를 밝히기도 했는데.
국가대표로 뽑히면 다른 나라 선수들과도 경기를 할 수 있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부분에서 발탁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 타니무라 리카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 같은데.
리카 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패스 타이밍을 비롯한 디테일을 많이 배웠다. 경기 중에도 호흡이 잘 맞았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 다음 시즌 가장 성장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슈팅 훈련을 더 많이 해서 3점슛도 던져야 한다. 성공 확률도 높여야 한다. 일대일 능력도 성장해야 한다. 올해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 부분도 잘해야 한다.
- 내년 목표가 있다면.
MIP(기량발전상)다. 신인상은 1년 차 선수에게 최고의 상이다. 그 기록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기록을 세워서 MIP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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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KBL 제공.
[OSEN=용산구, 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