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의 매운맛 선수 조련법이 화제다.

광주FC는 하나은행 2025 K리그1에서 8라운드까지 3승4무1패의 호성적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광주는 4월말 한국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까지 노린다.

광주는 빡빡한 일정 속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결코 만족이 없다. 선수들이 조금만 흐트러지면 불같이 화를 낸다.

광주는 6일 홈에서 제주를 1-0으로 이겼다. 이정효 감독이 대전전 퇴장 여파로 벤치에 앉지 못했다. 두 팀이 0-0으로 맞서는 후반 25분 재밌는 장면이 나왔다. 광주가 왼쪽 윙어 오후성을 교체한다는 사인을 보냈다. 오후성이 걸어나오면서 고개를 흔들며 교체에 다소 불만을 표했다.

경기에서 이겼지만 이정효 감독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그 장면을 지적했다. 광주FC 공식 SNS에서 해당 장면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이 감독은 “0:0인데 빨리 뛰어나와야지. 거기서 고개 흔들고 걸어나오냐? 지금 비기고 있는데? 아니 전술적으로 교체하는데 고개 흔들어? 더 뛰게 해달라고? 아니면 두 골 넣든가!”라며 오후성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 감독은 단순한 승패보다 선수들 태도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그런거 안돼. 프로선수면 절대 그런거 하지마! 너 혼자 다 뛸래?”라며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잘못은 오후성이 했지만 팀 전체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였다. 큰 그림은 내가 짤테니 너희들은 무조건 열심히 뛰라는 의미다.

오후성도 반성했다. 그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행동 자체는 충분히 반성한다. 오늘 몸이 너무 좋아서 경기장에서 더 보여줄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 그랬다. 반성할 건 반성하고 좋은 건 가져가서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며 좋은 태도를 보였다.

흥분을 가라앉힌 이정효 감독은 “오후성 선수가 노력을 엄청 많이 한다. 축구에 대한 갈망도 많다. 자기는 정말 잘하고 싶은데 자기 스타일도 있으니까 바꾸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바꿔주면 될 것 같은데.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될 것 같은데 안타까워서. 포텐이 안 터진 선수들이 있지 않나. 선배로서 어떻게 하면 (포텐을) 터트려줄까 안타까운 마음에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선수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화를 낸 것이 아니었다. 선수가 더 발전하길 바라는 지도자의 마음이었다.

장수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법이다. 광주 선수들이 왜 항상 능력치 이상을 발휘하는지, 국가대표 한 명 없는 광주가 왜 잘나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