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패배를 예상한 이가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아스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아스날에 0-3으로 완패했다.
레알은 승리를 노렸으나 아스날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에게 프리킥으로만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대부분의 팬들은 레알 마드리드의 우세를 예상했지만, 경기 전인 8일 스페인 매체 '비사커'는 레알의 수비 불안 문제를 짚으며 고전을 예고한 바 있다.
비사커는 "레알 마드리드의 화려한 공격진 뒤에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부실한 수비 라인이 숨어 있다"라며 "아스날은 바로 이 허점을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레알은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들어 연이은 프리킥 실점과 수비 붕괴로 완전히 무너졌다.
매체는 레알이 최근 라리가 발렌시아전에서 1-2로 패한 점도 언급했다. 당시 패배로 레알은 선두 FC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처졌고, 시즌 공식전 10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 전체 2패와 비교할 때 눈에 띄는 하락세다.
안첼로티 감독은 수비력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킬리안 음바페의 영입을 꼽았다. 음바페가 33골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분명한 효율을 제공했지만, 그만큼 수비적인 조직력과 밸런스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 호드리구에 이어 음바페까지 합류하면서 공격진은 막강해졌지만, 중원에서 토니 크로스의 은퇴로 생긴 공백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다.
비사커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안첼로티 감독은 "올해는 공격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지만, 수비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이 공격력을 유지하되, 수비 조직력에 더 힘을 실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 오렐리엥 추아메니가 출장 정지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점이다. 여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와 안드리 루닌도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고, 지난 주말에는 19세 골키퍼 프란 곤살레스가 리그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레알은 최근 코파 델 레이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에게 4실점을 허용했고, 라리가에선 31골을 실점 중이다. 이는 지난 시즌 전체 실점보다 5골 많은 수치다.
지난여름 수비 보강을 하지 않았던 점도 문제다. 다니 카르바할과 에데르 밀리탕의 장기 부상, 복귀 후 폼이 떨어진 다비드 알라바까지 겹치며 수비진은 계속 흔들리고 있다.
안첼로티는 젊은 수비수 라울 아센시오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카드로 자리 잡지 못했다. 안토니오 뤼디거가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비사커는 "레알은 공격진이 수비의 문제를 덮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상대가 더 강할수록, 레알의 허점은 분명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으며, 이는 아스날전 결과로 현실화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10월 음바페에 대해 "나는 그가 압박보다 골을 넣는 걸 선호한다"라고 말했지만, 다른 인터뷰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활동량을 요구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공격과 수비 사이의 균형을 아직도 찾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패배로 더욱 뼈아픈 숙제를 안게 됐다. 2차전에서 이들의 반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