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텐션이 안 좋아서 미안한데, 경기가 너무 재미없더라".
맨체스터 시티는 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더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케빈 데 브라위너의 마지막 맨더비로 기대를 샀지만 여러모로 볼거리가 없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더 브라위너는 은퇴를 선언했다. 맨시티는 지난 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더 브라위너가 지난 10년 동안 맨시티에서 보낸 화려한 커리어의 막을 내린다"라면서 "구단과 팬들은 EPL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더 브라위너에게 경의를 표하며 작별 인사를 나눌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 브라위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여름 맨시티와의 작별에 앞서 인사를 남겼다. 그는 "맨시티 소속으로 마지막 몇 달만 남았다. 축구는 나를 여러분과 맨체스터로 이끌었다. 이 도시, 구단, 팬들은 모든 걸 줬고, 나는 모든 걸 보답하는 길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좋든 싫든 이제는 작별할 때다. 모든 이야기는 끝나지만, 이번 여정은 정말 최고였다. 마지막 순간을 함께 즐기자"라며 진심을 전했다.
2015년 독일 VfL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더 브라위너는 이후 전성기를 보내며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맨시티에서 공식전 413경기를 뛰면서 106골을 넣었다. 맨시티에서 보내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6회를 비롯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회, 리그컵 5회 등 총 19차례나 우승을 경험했다.
이 가운데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도 들어있다. 그러나 최근 부상이 잦아지면서 더 브라위너의 출전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 로 지난 시즌 전반기를 날리고 EPL 18경기 등 26경기를 뛰는 데 그쳤던 더브라위너는 올 시즌에도 리그 20경기를 포함한 공식전 31경기에만 나섰다.
자연스럽게 더 브라위너의 마지막 맨더비로 기대를 모은 경기. 하지만 정작 양 팀은 90분 내내 헛심공방을 주고받았다. 빅 찬스도 한 번씩밖에 만들지 못했다. 결국 올 시즌 마지막 맨체스터 더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영국 'BBC'도 "맨시티는 지루한 무승부 끝에 4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 양 팀 다 올여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무득점 무승부였다"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승점 52(15승 7무 9패)로 5위에 머물렀다. 두 경기 덜 치른 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50)에 2점 차로 쫓기고 있기에 더 내려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싸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후 해설자 게리 네빌은 "최악의 경기다. 양 팀 선수들 모두 0-0 무승부를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 없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면서 "너무 실망스러운 경기다. 솔직히 내가 해설하면서도 재미가 없어서 미안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네빌은 "프로 해설자로 이러면 안 되지만 내가 너무 지루해서 해설의 질이 떨어진 것 같다. 양 팀 모두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안다. 그러나 선수들 모두 기계처럼 실수만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은 정말 최악이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미 10여년 동안 시스템 축구로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지금 축구계에서는 펩 열화판 축구들이 넘쳐난다. 특히 맨더비가 이런 것은 정말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최악의 경기"라고 혹평했다. /mcadoo@osen.co.kr
[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