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넘게 뛴 '성골 유스'의 배신에 분노가 폭발했다. 리버풀 팬들이 뒤통수를 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7)의 유니폼을 불태웠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7일(한국시간) "리버풀 팬이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임박한 알렉산더아놀드에 대한 충격적인 항의로 그의 유니폼을 불로 태웠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올여름 레알 마드리드 입단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이 자랑했던 수비수 중 한 명이다. 그는 2004년 리버풀 유스팀에 입단한 이래로 단 한 번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다. 2016년 프로 데뷔한 뒤 통산 349경기 22골 87도움을 기록 중이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엄청난 킥력을 바탕으로 리버풀의 주전 우측 수비수로 활약해 왔다. 그는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FA컵 등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팀의 전성기도 함께 보냈다. 올 시즌에도 부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2023년 여름 리버풀 부주장으로 임명된 뒤 "내 목표는 항상 리버풀 주장이었다. 지금은 그 과정의 일부"라고 밝혔다. 당연히 모든 리버풀 팬들은 계속해서 알렉산더아놀드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알렉산더아놀드는 좀처럼 리버풀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팬들의 속을 태웠다. 2025년 여름 계약이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UCL 우승보다 발롱도르 수상이 더 좋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지친 리버풀 팬들은 경기장에서도 부진하는 알렉산더아놀드를 향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알렉산더아놀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영국 'BBC'와 데일리 메일, '디 애슬레틱', '스카이 스포츠', 파브리시오 로마노 등 유럽에서 공신력 높은 매체와 언론인들은 일제히 알렉산더아놀드가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연히 리버풀 팬들은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많은 팬들은 아르네 슬롯 감독이 남은 시즌 알렉산더아놀드를 팀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한 팬은 "알렉산더아놀드가 다시 뛰지 못하게 해라. 벤치에도 앉히지 마라. 작별인사를 하거나 우승 축하 행사에 참여하지 않도록 해라. 그냥 집에서 보게 해라"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심지어 알렉산더아놀드의 유니폼이 불태워지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한 팬은 알렉산더아놀드 유니폼 뒷면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촬영해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다. 이를 본 리버풀 팬들은 말리기는커녕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이적료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친정팀을 떠나는 만큼 팬들의 반발은 어쩔 수 없다. 이미 그는 마이클 오언과 필리페 쿠티뉴를 넘어 '역대급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가 레알 마드리드를 택한 이유는 발롱도르에 대한 꿈으로 보인다. 그는 풀백 최초 발롱도르를 원하기에 UCL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큰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겠다는 생각이다.
돈은 처음부터 문제가 아니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레알 마드리드와 연봉 1500만 유로(약 237억 원)에 5년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로마노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그에게 자신들이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이든지 리버풀에 남든지 결정하라고 명확히 통보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대답은 즉각 수락이었다.
이제는 정말 공식 발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로마노는 영국 '기브 미 스포츠'를 통해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 마드리드행이 99% 완료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레알 마드리드는 6월 18일 클럽 월드컵 개막전에 맞춰 알렉산더아놀드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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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