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영국 '미러'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3) 미국 대표팀 감독은 캐나다전 패배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미국 팬들이 분노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최근 CONCACAF 네이션스리그 4강전에서 파나마에 0-1로 패한 데 이어, 3위 결정전에서도 캐나다에 1-2로 무릎을 꿇으며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다. 특히 두 경기 모두 홈구장,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치러졌다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이런 상황에서도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이번 패배가 오히려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런 실수를 하게 될 거라면, 지금 하는 것이 낫다. 우리는 아직 시간이 있다"라며 "만약 이런 상황이 1년 뒤 월드컵 무대에서 벌어졌다면, 그때는 진짜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Houston, we have a problem). SOS'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농담 섞인 비유까지 곁들였다.
포체티노는 "나는 낙관적인 사람이다. 실망스럽고 화가 나도, 그 속에서 긍정적인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이번 결과가 월드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러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팬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일부 미국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를 데리고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못한 감독에게 뭘 바라겠는가", "그렉 버홀터보다 더 나은 게 전혀 없다", "지금 페이스라면 월드컵까지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축구협회는 포체티노 감독에게 연봉 약 600만 달러(한화 약 88억 원) 규모의 2년 계약을 제시하며 정식 감독직을 맡겼다. 미러는 "당시 버홀터 감독 체제에 실망한 팬들이 포체티노의 부임을 반겼지만, 현재는 오히려 그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경기력 또한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은 파나마전에서 경기 내내 날카로움이 부족했고, 캐나다전에서도 공격다운 공격은 단 한 차례뿐이었다. 수비 조직력도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라인업을 여러 차례 바꿨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캐나다전에서 유일한 골을 넣은 패트릭 아게망을 제외하면, 대표팀 주축 선수인 크리스티안 풀리식(AC 밀란)은 69분 만에 교체됐고, 수비진은 캐나다의 조너선 데이비드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포체티노는 "전술을 팀 전체에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시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포체티노는 오는 여름 열릴 2025년 CONCACAF 골드컵을 통해 마지막 점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다만 FIFA 클럽 월드컵 일정과 겹쳐 일부 주축 선수들이 빠질 수 있어, 제대로 된 '풀 전력'을 꾸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대표팀은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력과 분위기만 놓고 보면 2026년 자국 월드컵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팬들의 기대와 현실의 간극 속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확실한 반등의 결과로 이를 증명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