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디발라(32, AS 로마)가 결국 부상으로 시즌 아웃될 전망이다.

AS 로마는 2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디발라는 왼쪽 반건양근건 부상으로 인해 며칠 내로 수술받을 예정이다. 선수와 구단 측은 이 수술이 부상에서 회복하기에 가장 적합하고 올바른 방법이라는 데 상호 동의했다. 디발라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고 발표했다.

디발라는 이대로 2024-2025시즌을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심각한 근육 부상을 입은 디발라의 시즌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약 2달 뒤 시즌이 끝나는 만큼 수술을 받아야 하는 디발라가 그 안에 복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반건양근은 허벅지 뒤쪽 근육으로 일명 햄스트링 근육들 중 하나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부위다. 디발라는 과거에도 몇 차례 햄스트링 문제로 자리를 비운 전력이 있다. 1993년생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한 휴식과 재활이 필수다.

디발라는 한동안 못 보게 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선 항상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검진을 받고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한 뒤 최대한 빨리 돌아오기 위해 수술받기로 결정했다. 당분간 경기장을 떠나겠지만, 중요한 시기에 동료들을 계속 응원하겠다"라며 "더 강해져서 곧 돌아오겠다. 약속한다. 경기장에서 보자!"라고 다짐했다.

로마로서는 대형 악재다. 로마는 올 시즌 감독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구단 레전드' 다니엘레 데 로시 감독을 충격 경질한 뒤 이반 유리치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유리치 감독과 동행은 두 달도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12경기 4승 3무 5패로 해고되면서 로마 구단 역사상 최단기간 경질 기록을 세웠다.

로마의 3번째 선택은 '베테랑'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었다. 감독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위기에 빠진 친정팀을 구하기 위해 이번 시즌까지만 팀을 맡기로 했다.

로마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로마는 라니에리 감독 밑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빠르게 경기력을 되찾았다. 리그 순위도 어느덧 7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4위 볼로냐(승점 53)와 격차도 4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디발라가 쓰러지면서 공격진에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디발라 역시 시즌 초반에는 팀과 함께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후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었다. 그는 스트라이커 바로 밑에서 팀 공격을 이끌었고, 포르투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에선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기도 했다.

디발라로서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는 다음 시즌을 끝으로 로마와 계약이 만료된다. 올여름 이적과 재계약을 두고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술대에 오르면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됐다.

디발라는 지난해 여름에도 로마와 작별에 가까웠다. 그가 지난 시즌 16골 10도움을 터트리자 사우디아라비아 알 카디시야가 디발라 영입을 추진한 것. 알 카디시야는 그에게 무려 3년간 7500만 유로(약 1195억 원)라는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디발라는 고민 끝에 아직 로마를 떠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잔류를 택했다고 밝혔다. 라이벌 구단 유벤투스 출신인 그는 로마 팬들의 사랑을 느꼈으며 수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마스크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걸 볼 때마다 감동받는다고 말했다.

디발라는 로마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자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특히 그는 한국 팬들의 선물을 소셜 미디어에 인증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태극기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시아인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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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울로 디발라 소셜 미디어.

[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