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 관련발언에 뮌헨 팬들이 발끈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7차전’을 치른다. 이어 한국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8차전을 갖는다.
B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4승 2무, 승점 14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이라크(승점 11), 3위는 요르단(승점 9)이다. 한국이 이번 2연전에서 2승을 거두면 북중미 월드컵 본선진출을 조기에 확정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28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포함됐다. 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은 홍 감독도 알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통증이 있지만 소속팀 뮌헨에서도 계속 출전하고 있다. 도저히 김민재를 벤치에 앉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김민재는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어려움이 있을 테지만 김민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만일에 대비했다.
결국 사건이 터졌다. 김민재는 12일 레버쿠젠전에서 풀타임을 뛰고 부상이 깊어졌다. 김민재는 8일 보훔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했고 한 경기 만에 다시 출전했지만 부상이 재발했다.
바이에른 뮌헨 뱅상 콤파니 뮌헨 감독은 14일 기자회견에서 “김민재가 다쳤다.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앞으로 최소 몇 주는 뛸 수 없는 상태”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홍명보 감독은 17일 소집훈련에서 “김민재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뮌헨에서도 중요한 선수다. 그의 부상 위험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대표팀에서는 이를 고려해 그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라고 김민재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독일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김민재의 선수보호 문제를 두고 바이에른 뮌헨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빌트'는 "홍명보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을 강하게 비판했다. 선수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과 뱅상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의 건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의 발언이 독일어로 번역돼 독일팬들에게 전해졌다. 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뮌헨 팬들은 “김민재 월급은 바이에른이 준다”, “대표팀보다 소속팀이 우선이다”, “한국은 겨우 오만과 상대하면서 김민재를 풀로 뛰게 할 생각이었나?”, “한국대표팀이 멀리 있는 김민재를 부르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발끈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구단이 고용한 선수신분이고 주급을 주는 고용주가 선수기용에 절대적 권한이 있다는 의미다.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를 알아서 관리했는데 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의 (부상)조짐이 지난 10월부터 있었다”면서 뮌헨의 의견에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5개월간 김민재가 신체적 부담을 넘어선 무리한 출전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은 선수차출을 두고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관계다. 김민재를 두고 한국대표팀과 뮌헨이 감정싸움을 해봐야 서로 좋을 것이 없다. 뮌헨 역시 홍 감독의 발언에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 jasonseo34@osen.co.kr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