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반전을 쓸 수 있을까.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확률이 17%라는 분석이 나왔다.
축구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코어 90'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북메이커(베팅 배당 계산가)의 확률을 바탕으로 한 UEL 우승 확률"이라며 UEL 우승 후보 5팀을 소개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스페인의 강호' 아틀레틱 클루브였다. 16강에서 AS 로마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아틀레틱은 우승 확률 20%를 기록했다. 8강 대진도 레인저스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2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맨유는 우승 확률 19%로 아틀레틱과 단 1%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선 헤매고 있지만, 16강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를 잠재우며 저력을 과시했다. 8강 상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인 올랭피크 리옹이다.
그다음에는 이탈리아 라치오와 토트넘이 나란히 17%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아틀레틱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사실상 TOP 4로 분류되는 셈이다. 토트넘과 8강에서 격돌하는 '분데스리가 4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우승 확률 11%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현재 UEL은 토트넘의 마지막 희망이다. 리그 농사는 이미 망한 지 오래이고, 리그컵(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도 모두 탈락했기 때문. UEL 우승이 사실상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특히 프리미어리그(PL) 성적이 최악이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순위는 승점34(10승4무15패)로 14위. 여기서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웨스트햄, 에버튼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겨우 앞서고 있기 때문.
리그 29경기에서 15패를 기록 중인 토트넘. 이는 2008-2009시즌 이후 최다 리그 패배. 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도 않았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 팬이라면 앞으로 9경기나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서울 것이다. 최근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트넘은 앞으로 첼시, 리버풀, 노팅엄, 아스톤 빌라와 만나며 순위가 더 높은 브라이튼,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도 남았다. 팬들은 이를 두려워 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UEL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토트넘의 경기력은 또다시 정말 형편없었다. 올 시즌 내내 일관성이 없다"라며 "프랑크푸르트는 뛰어난 팀이다. UEL에서 탈락하면 엔지 포스테코글루와 작별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을 찾아나섰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를 해고하면 이라올라와 실바가 유력한 후보다.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경질 압박이 커지면서 토트넘이 변화를 선택해야 할 경우 대안이 등장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는 지난 일요일 실바의 풀럼에 패한 뒤 압박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라며 "UEL은 포스테코글루의 감독직 전망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시즌을 구원할 수도 있다. 트로피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토튼넘 팬들도 이미 '포스테코글루 OUT'을 외친 지 오래다. 토트넘 뉴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지금 포스테코글루를 확실히 경질할 것이다. 그는 리그 3경기째 승리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북런던 거물 클럽을 지휘하기 어렵다"라며 지금 당장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오픈 AI '챗 GPT'만큼은 토트넘의 우승을 예상한 바 있다. 스코어 90에 따르면 앞서 챗 GPT는 16강 1차전이 끝난 뒤 토트넘과 소시에다드가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고 점쳤다.각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손흥민과 구보 다케후사의 한일전이 펼쳐진다는 것.
최후의 승자는 손흥민이었다. 심지어 짜릿한 극장 우승이다. 챗 GPT는 전반 13분 토트넘이 데얀 쿨루셉스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지만, 후반 4분 오이안 산세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소시에다드는 퇴장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맨유에 막혀 탈락했다.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결승 상대는 무조건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챗 GPT의 기분 좋은 예측을 믿어봐야 하는 토트넘이다.
만약 정말로 토트넘이 UEL 정상에 오른다면 손흥민은 드디어 무관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보냈지만,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대표팀 커리어까지 통틀어도 연령별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이 유일하다. 토트넘 역시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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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