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토트넘 사령탑 해리 레드냅(78)이 앤지 포스테코글루(60) 감독의 경질 위기 소식에도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현재 리그 14위(승점 34)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리그 우승은 물론 유럽 대항전 출전 가능성도 힘든 상태다. 벌써 시즌 15패(10승 4무)로, 1993-1994시즌 기록한 구단 리그 최다패(19패)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카라바오컵(EFL컵)은 물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모두 탈락한 상태다. 아무리 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혼란을 겪었다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이제 딱 하나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유로파리그 정상으로 이끈다면 다음 시즌 잔류는 당연하다. 동시에 2008년 EFL컵 우승 이후 이어지고 있는 구단의 무관 가뭄을 끝낼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8강에서 맞붙는다. 다음 달 11일 홈에서 1차전을 가진 후 일주일 후인 18일 원정에서 4강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

레드냅은 지난 18일 영국 '토크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설과 관련해 "솔직히 그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레드냅은 "작년 그가 감독직을 맡았을 때, 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응원했다"면서 "그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고, 그가 보여준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그가 훌륭할 거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레드냅은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부상 등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번 시즌은 형편없었다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면서 "이제 모든 것이 유로파리그서 우승하는 데 달려 있다. 그래도 나는 그들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냈다.

토트넘이 프랑크푸르트를 꺾는다 하더라도 갈 길은 험난하다.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 라치오(이탈리아) 맞대결 승자를 4강에서 만나고, 결승에서는 레인저스(스코틀랜드), 아틀레티코 빌바오(스페인), 리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 한 팀과 격돌한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우승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리그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나 결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계속 토트넘에 잔류할 가능성은 사라진다고 봤다. 리그에서만 15패를 한 만큼 변명거리가 없다는 의미다. 과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다음 시즌에도 함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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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