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에릭센(33, 맨유)이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모색할 전망이다.
영국 '디 애슬레틱'과 'BBC'는 18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2025년 6월 계약이 만료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계약 논의를 구단으로부터 듣지 못했으며, 다음 시즌 어디에서 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덴마크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에릭센은 덴마크 매체 'TV 2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구단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의 동행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올여름 계약이 만료되며,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 난 괜찮다"라며 사실상 결별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아직 어디로 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어떤 제안이 올지 기다리고 있다. 성급한 결정을 내리진 않겠지만, 적절한 기회가 오면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에릭센은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잉글랜드에 남을 생각은 없다. 미국으로 갈 계획도 없다. 그렇게 멀리 가고 싶지는 않다"라며 "유럽에 머물고 싶지만, 덴마크로 돌아가기엔 아직 이르다"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복귀에 대해선 "고향으로 돌아갈 때는 가족과 커리어를 마무리할 시점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내 목표는 여전히 대표팀에서 뛰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덴마크로 돌아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으로 미뤄볼 때, 에릭센은 유럽 내 다른 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친정팀 AFC 아약스도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다. 네덜란드 명문 구단 아약스는 지난해 여름에도 에릭센 영입을 추진했으나, 금전적인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에릭센 역시 이에 대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아약스가 올여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에릭센은 맨유에서 알짜배기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후벵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 입지가 흔들렸다. 아모림 감독은 왕성한 활동량을 요구하는 전술을 구사하는데, 30대 중반에 접어든 에릭센은 이를 100% 수행하기 어려웠다. 결국 올 시즌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맨유 역시 재계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에릭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토마스 그라베센은 "맨유에서 에릭센의 시간은 100% 끝났다. 그의 커리어가 완전히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에릭센은 은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나는 여전히 뛸 준비가 돼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할 계획이며, 적절한 팀을 찾게 될 것이다"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에릭센은 토트넘 시절 손흥민, 델리 알리, 해리 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축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창의적인 패스와 날카로운 킥 능력으로 수많은 골을 만들어냈으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했다.
그의 커리어에는 극적인 순간도 있었다. 2021년 유로 2020 핀란드전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져 전 세계 축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졌고, 인공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뒤 2022년 브렌트포드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이후 맨유로 이적하며 정상급 미드필더로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에릭센은 프리미어리그에서의 11년 여정을 끝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맨유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잉글랜드를 떠나 유럽 내 새로운 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아약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팀들이 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적 시장에서 어떤 제안이 들어올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가 새로운 팀에서 또 한 번 기적을 써낼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