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팬들이 그토록 원하는 '다니엘 레비 아웃'이 좀처럼 실행되지 않는 것 같다.
토트넘 팬들은 레비 회장과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ENIC 그룹에 대한 불만을 꾸준하게 드러내 왔다. 구단의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토트넘을 빅 클럽으로 인정 받도록 했으나, 강력한 스쿼드를 유지하고 최고 선수를 끌어 모으는 부분에서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토트넘은 리그 우승권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항상 소극적인 투자로 팬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구단이 '우승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팬들의 요구는 이번 시즌 더 강력해졌다. 지난 10년 동안 재정적으로 탄탄해진 토트넘과 달리 여러 명의 사령탑들이 지휘봉을 잡고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더구나 모두 구단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고 떠나 버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여름 아만다 스테이블리가 토트넘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들썩이기도 했다. 스테이블리는 투자사인 PCP 캐피털 파트너스를 통해 약 5억 파운드(약 9453억 원)를 모금, 토트넘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스테이블리는 지난 2021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공공투자기금(PIF)를 끌어와 뉴캐슬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토트넘 팬들에겐 레비 아웃을 실행시킬 수 있는 희망으로 떠올랐다.
실제 스테이블리는 뉴캐슬 공동 구단주 자격으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 실질적인 운영에 관여하기도 했다. 적합한 인선과 과감한 투자로 뉴캐슬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지분을 팔고 뉴캐슬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영국 'TBR 풋볼'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더 타임스'를 인용, 지난해 여름 토트넘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스테이블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스테이블리는 당초 토트넘 인수에 성공할 경우 남다른 안목을 지닌 크리스탈 팰리스의 스포츠 디렉터 더기 프리드먼을 영입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프리드먼이 사우디 3부 알-디리야행을 결정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프리드먼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에베레치 에제, 마이클 올리세, 마크 게히, 애덤 워튼 같은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스테이블리는 토트넘이 게히와 워튼 영입을 시도한 바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리드먼을 영입해 이들과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스테이블리의 구상이 틀어지면서 당장은 토트넘 인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프리드먼의 후임을 찾고 있고 토트넘은 다시 레비 회장의 경영에서 벗어날 기회를 놓쳤다. 스테이블리가 계속 토트넘 인수를 추진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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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