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곧 토트넘 홋스퍼 지휘봉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음 후보는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과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두 명으로 좁혀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8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를 해고하면 이라올라와 실바가 유력한 후보다.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경질 압박이 커지면서 토트넘이 변화를 선택해야 할 경우 대안이 등장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는 지난 일요일 실바의 풀럼에 패한 뒤 압박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9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두며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순위는 승점34(10승4무15패)로 14위. 여기서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웨스트햄, 에버튼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겨우 앞서고 있기 때문.

리그 29경기에서 15패를 기록 중인 토트넘. 이는 2008-2009시즌 이후 최다 리그 패배. 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도 않았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 팬이라면 앞으로 9경기나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서울 것이다. 최근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트넘은 앞으로 첼시, 리버풀, 노팅엄, 아스톤 빌라와 만나며 순위가 더 높은 브라이튼,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도 남았다. 팬들은 이를 두려워 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토트넘의 마지막 희망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다. 리그 농사는 이미 망한 지 오래이고, 리그컵(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도 모두 탈락했기 때문. UEL 우승이 사실상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하지만 토트넘은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우승 전망은 밝지 않다. 게다가 8강 상대도 '분데스리가 4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다.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토트넘의 경기력은 또다시 정말 형편없었다. 올 시즌 내내 일관성이 없다"라며 "프랑크푸르트는 뛰어난 팀이다. UEL에서 탈락하면 포스테코글루와 작별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텔레그래프도 UEL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명줄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매체는 "UEL은 포스테코글루의 감독직 전망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시즌을 구원할 수도 있다. 트로피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토트넘이 우승하지 못하거나 8강에서 탈락해도 포스테코글루를 해고할 것이란 증거는 없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를 계속 지원해 왔으며 부상 위기를 이해해 왔다. 그러나 그는 여러 선수가 복귀한 뒤에도 본머스와 풀럼을 이기지 못했고, UEL 16강에서도 AZ 알크마르를 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팬들은 이미 '포스테코글루 OUT'을 외친 지 오래다. 토트넘 뉴스는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지금 포스테코글루를 확실히 경질할 것이다. 그는 리그 3경기째 승리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 북런던 거물 클럽을 지휘하기 어렵다"라며 지금 당장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풀럼전을 마친 뒤 팬과 충돌하기도 했다. 졸전에 분노한 팬이 "XX(fu**) 이게 뭐예요?"라고 외쳤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가던 길을 멈춰서고 팬을 쏘아봤다. 그는 선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언가 외쳤다. '스퍼스 아미'는 "포스테코글루는 '넌 어린 사람(young man)이다. 예의 좀 갖춰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라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팬들과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내내 심각한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그는 지난해 12월 본머스 원정에서도 무기력하게 0-1로 패한 뒤 팬들과 언쟁을 벌였다. 한 팬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네 잘못이야"라고 비판했고, 그는 "나라고?"라고 되물으며 원정석 앞으로 다가가다가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당당하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 비판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26~27년간 살아남았다면 난관에 부딪힌 적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어떤 직업의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상위 1%까지 갈 수 있다면 능력 있다고 말해야 한다"라고 자기를 변호했다. 비판가들을 '결과론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건 사실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는 매우 힘든 시즌을 보내며 선수단과 팬들에게 인기를 유지했지만,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풀럼에 패배한 뒤 화난 서포터와 마주하는 모습이 다시 카메라에 잡혔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선발 라인업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AZ전 골을 넣은 윌손 오도베르와 제임스 매디슨은 교체 투입됐고, 토트넘 최고 수준 선수인 루카스 베리발도 마찬가지였다"라며 "오도베르, 매디슨, 베리발, 손흥민에 대한 결정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토트넘은 4월 3일 첼시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 경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을 찾으려는 모양새다. 이라올라 감독은 올 시즌 본머스를 10위에 올려두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본머스 역시 이라올라 감독과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그는 토트넘 감독직에도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바 감독은 현재 풀럼을 8위로 이끌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소식통들은 이번 시즌 이후 실바의 풀럼에서 미래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양측이 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계약 기간은 다음 시즌이 끝날 때까지이며 600만 파운드(약 112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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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