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결국 참지 못했다. 그가 2경기 연속 칼같이 교체된 이브 비수마(29)를 대놓고 비판했다.

영국 'TBR 풋볼'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풀럼에 0-2로 패한 뒤 지난해 12월 토트넘 선수들에게 했던 약속을 어겼다. 그는 목요일 AZ 알크마르를 꺾으며 기쁨을 느꼈지만, 일요일 패배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16일 오후 10시 30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9라운드에서 풀럼과 '런던 더비'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3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순위는 아직 승점 34(10승 4무 15패)로 13위지만, 1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4)에 역전당할 위기다. 반면 풀럼은 승점 45(12승 9무 8패)를 만들며 8위로 점프했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지난 14일 AZ 알크마르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데다가 리그보다는 8강에 진출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온 힘을 쏟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윌손 오도베르,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파페 사르, 페드로 포로, 미키 반 더 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벤치에 앉았다.

그 대신 마티스 텔-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아치 그레이-이브 비수마, 데스티니 우도기-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제드 스펜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포메이션은 이번에도 4-3-3이었다.

토트넘은 이번에도 졸전을 피하지 못했다. 전반 내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45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슈팅 자체가 전반 15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벤탄쿠르의 헤더 하나뿐이었다. 오히려 수비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풀럼에 기회를 헌납하기만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손흥민은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후반 2분 우측면에서 페이크로 수비를 따돌리고 돌파한 뒤 패스했지만, 벤탄쿠르의 슈팅이 수비에 막혔다. 손흥민은 후반 13분에도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렸으나 동료 머리에 닿지 않았다.

풀럼이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33분 오도베르가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공을 뺏기며 역습 빌미를 내줬다. 이어진 공격에서 호드리구 무니스가 절묘한 원터치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풀럼이 쐐기골을 넣었다. 후반 43분 데이비스가 롱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라이언 세세뇽이 달려들어 뺏어냈다. 세세뇽은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2-0을 만들었다. 결국 토트넘은 지난해 내보냈던 세세뇽에게 골을 얻어맞으며 그대로 무릎 꿇고 말았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 한 명을 콕 집어 지적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루카스 베리발과 교체된 중앙 미드필더 비수마였다. 지난 본머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45분만 뛰고 바로 교체된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수마 이야기가 나오자 "난 때때로 비수마가 그냥 경기가 그를 이끄도록 둔다고 생각한다. 그는 더 지배적이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그 포지션에서 더 많은 게 필요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비수마는 그간 많이 뛰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뛰어야 했고, 활약해야 했다. 그를 포함한 몇몇 선수들이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활약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비수마가 다시 한번 부진한 건 사실이다. 그는 이날 45분간 경합에서 7번 중 2번만 승리했고, 패스 성공도 18번에 그치며 부진했다. 태클과 가로채기, 걷어내기도 한 차례도 없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비수마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낮은 평점 5.8점을 매겼다.

사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해 12월 선수를 공개 비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시 로메로가 구단 운영에 대한 작심발언을 내놨다가 논란을 빚었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는 그가 말한 많은 부분이 좋았지만, 일부는 올바른 대처 방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달 만에 비수마 지적을 참지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그만큼 비수마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에 달했다는 증거다. 그는 2022년 많은 기대 속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꾸준한 활약을 펼친 적이 없다.

TBR 풋볼도 "비수마는 풀럼을 상대로 의심할 여지 없이 실망스러웠다"라며 "비수마는 이제 토트넘을 떠나는 출구로 향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포스테코글루와 그다지 잘 어울린 적이 없다"라고 짚었다.

매체는 "비수마는 지난해 12월 첼시에 3-4로 패한 경기에서 부진했다. 당시 그는 어리석은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포스테코글루부터 신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포스테코글루는 지난해 5월 첼시전에서도 비수마에게 소리를 질렀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