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에게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손흥민이 후반 교체 출전해 분전했지만, 팬들은 그를 다시 한번 비난 중이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뉴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팬들은 풀럼전 패배 이후 포착된 장면을 보고 손흥민과 계약을 해지하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16일 오후 10시 30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9라운드에서 풀럼과 '런던 더비'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3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순위는 아직 승점 34(10승 4무 15패)로 13위지만, 1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4)에 역전당할 위기다. 반면 풀럼은 승점 45(12승 9무 8패)를 만들며 8위로 점프했다.

이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지난 14일 AZ 알크마르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데다가 리그보다는 8강에 진출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온 힘을 쏟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윌손 오도베르,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파페 사르, 페드로 포로, 미키 반 더 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벤치에 앉았다.

그 대신 마티스 텔-도미닉 솔란케-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아치 그레이-이브 비수마, 데스티니 우도기-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제드 스펜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포메이션은 이번에도 4-3-3이었다.

토트넘은 이번에도 졸전을 피하지 못했다. 전반 내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45분 동안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슈팅 자체가 전반 15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벤탄쿠르의 헤더 하나뿐이었다. 오히려 수비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풀럼에 기회를 헌납하기만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손흥민은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후반 2분 우측면에서 페이크로 수비를 따돌리고 돌파한 뒤 패스했지만, 벤탄쿠르의 슈팅이 수비에 막혔다. 손흥민은 후반 13분에도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렸으나 동료 머리에 닿지 않았다.

풀럼이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33분 오도베르가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공을 뺏기며 역습 빌미를 내줬다. 이어진 공격에서 호드리구 무니스가 절묘한 원터치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풀럼이 쐐기골을 넣었다. 후반 43분 데이비스가 롱패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라이언 세세뇽이 달려들어 뺏어냈다. 세세뇽은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2-0을 만들었다. 결국 토트넘은 지난해 내보냈던 세세뇽에게 골을 얻어맞으며 그대로 무릎 꿇고 말았다.

손흥민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전 투입된 그는 45분간 피치를 누비면서 슈팅 1회와 기회 창출 3회, 크로스 성공 4회(4/8), 볼 경합 성공 2회(2/4), 피반칙 1회 등을 기록했으나 차이를 만들진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6.5점을 줬다.

동료들의 지원도 아쉬웠다. 손흥민은 좋은 연계 플레이와 예리한 킥을 선보였지만, 대부분 위협적인 장면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추가시간엔 솔란케에게 좋은 패스를 내줬으나 슈팅이 골키퍼에게 잡혔다. 오히려 후반 14분 손흥민의 슈팅을 우도기가 방해하는 모습이 나오기까지 했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줬다. 이는 텔과 그레이, 로메로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 매체는 "경기장에 들어오자마자 공격진에 퀄리티를 제공했다"라고 칭찬했다.

'스퍼스 웹'과 '스탠다드'는 손흥민의 활약에 평점 6점을 매겼다. 스퍼스 웹은 "투입된 뒤 처음 20분은 아주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곧 흐지부지됐다"라고 평가했고, 스탠다드는 "최전방에 약간의 강도를 더했다. 또한 경기 막판 솔란케의 늦은 슈팅을 만들었다"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몇몇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을 맹렬히 비난했다. 특히 그가 패배 후 유니폼으로 얼굴을 덮으며 크게 좌절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손흥민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풀럼에 패배하는 장면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토트넘이 시즌 15번째 패배를 당하자 팬들은 분노에 휩싸였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주장 손흥민은 경기가 종료된 후 다소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팬들은 그에게 큰 동정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 팬은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이 낙담한 모습을 본 팬들은 "계약을 해지해라. 루저 캡틴이다", "저 모습에 질렸다. 경기장 위에서 보여줘라", "질 때마다 매번 같은 반응이다. 참 주장다운 행동", "그는 성장해야 한다", "손흥민은 명성을 지키기 위해 주장직을 내려놔야 한다. 우리는 이미 요리스 사례를 봤다. 우리가 가졌던 최고의 윙어졌지만, 최악의 캡틴이기도 하다"라며 비판을 늘어놨다.

토트넘 뉴스도 손흥민이 더 많은 몫을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올 시즌 패배한 뒤 자주 속상해 했다. 그러나 결국 팬들은 패배 후 선수 반응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고 싶어 한다. 화가 난 모습만으로는 팬들이 계속 응원하기에 충분치 않다. 손흥민은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팬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풀럼전을 마친 뒤 팬들과 또 충돌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스퍼스 아미'는 "오늘 패배 후 포스테코글루가 터널을 빠져나가는 동안 팬과 그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마티스 텔이 다시 한번 중재자 역할을 했다"라고 전했다.

풀럼전 종료 휘슬이 불린 뒤 토트넘 팬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한 팬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XX(fu**) 이게 뭐예요?"라고 연달아 외쳤다. 그러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가던 길을 멈춰서고 팬을 쏘아보며 뭐라고 외쳤다.

2005년생 임대생 텔과 2000년생 제드 스펜스가 다급히 말렸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단단히 화가 난 모습이었다. 그는 할 말이 남았다는 듯 다시 돌아와 해당 팬을 가리키며 무언가 덧붙였다. 분명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스퍼스 아미는 "포스테코글루는 '넌 어린 사람(young man)이다. 예의 좀 갖춰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팬들과 충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내내 심각한 부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 그는 지난해 12월 본머스 원정에서도 무기력하게 0-1로 패한 뒤 팬들과 언쟁을 벌였다. 한 팬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네 잘못이야"라고 비판했고, 그는 "나라고?"라고 되물으며 원정석 앞으로 다가가다가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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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