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가 슈팅 0개에 묶였다. 그러자 리버풀도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카라바오컵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리버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말 그대로 리버풀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리버풀은 지난 12일 안방에서 파리 생제르맹(PSG)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탈락했다. 1차전 파리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고도 홈에서 무너졌기에 충격이 컸다.

자존심을 구긴 리버풀은 카라바오컵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췄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올 시즌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반대로 뉴캐슬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카라바오컵 정상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뉴캐슬이 카라바오컵 챔피언이 된 건 1892년 창단 이후 132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에디 하우 감독도 2014-2015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을 제외하고는 지도자 커리어 최초 우승을 일궈냈다.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디오구 조타, 루이스 디아스-도미니크 소보슬라이-모하메드 살라,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앤디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자렐 콴사, 퀴빈 켈러허가 선발로 나섰다.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하비 반스-알렉산데르 이삭-대니 머피, 조엘린통-산드로 토날리-브루노 기마랑이스, 토니 리브라멘토-댄 번-파비안 셰어-키어런 트리피어, 닉 포프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전반부터 뉴캐슬의 공격이 훨씬 위협적이었다. 리버풀이 점유율을 비교적 높이 가져가며 경기를 주도하려 했지만, 뉴캐슬이 간결한 공격과 세트피스를 바탕으로 슈팅을 퍼부었다. 전반 34분엔 반스가 좌측면을 돌파하고 크로스했으나 이삭과 트리피어의 연속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몰아붙이던 뉴캐슬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세트피스 한 방이었다. 전반 45분 트리피어가 왼쪽에서 높은 궤적의 코너킥을 올렸다. 이를 번이 달려들며 강력한 헤더로 연결, 골문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전반은 그대로 뉴캐슬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리버풀이 7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뉴캐슬의 반격이 더 매서웠다. 후반 6분엔 이삭이 골키퍼 맞고 나온 슈팅을 다시 밀어넣었으나 앞선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취소됐다.

뉴캐슬이 기어코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7분 리브라멘토가 왼쪽에서 길게 크로스했고, 머피가 머리로 공을 떨궈줬다. 이를 이삭이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이번엔 정말 득점한 이삭은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보드 위에 올라서며 뉴캐슬 팬들을 열광케 했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커티스 존스, 다르윈 누녜스, 코디 학포 등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후반 14분 역습 기회에서 나온 존스의 슈팅이 포프의 멋진 선방에 막히며 따라가는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뉴캐슬이 승부에 쐐기를 박지 못했다. 후반 19분 기마랑이스가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는 반스를 향해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찔러넣었다. 반스는 골문 앞으로 패스했고, 이삭이 공중에서 발을 갖다 댔다. 완벽한 공격 전개였으나 마지막 순간 켈러허가 슈퍼세이브로 막아냈다.

리버풀은 후반 29분 하비 엘리엇과 페데리코 키에사까지 넣으며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사용했다. 그러나 뉴캐슬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단단한 수비를 이어갔다. 후반 34분엔 키에사가 박스 안에서 아쉬운 터치로 기회를 놓쳤다.

후반 추가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리버풀이 추가시간 4분 드디어 첫 골을 넣었다. 키에사가 수비 라인 뒤로 빠져나간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적을 쓰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는 뉴캐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체적으로 뉴캐슬이 우승할 자격이 충분한 경기였다. 뉴캐슬은 기대 득점(xG)에서도 1.84 대 0.89로 압도했다. 유효 슈팅도 2개 대 6개로 차이가 컸다. 특히 리버풀로서는 '에이스' 살라가 90분 내내 슈팅 0개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살라는 올 시즌 공식전 32골 22도움으로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침묵하며 팀에 트로피를 안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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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