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에릭센(3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주심 덕분에 활짝 웃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아스날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34(9승 7무 12패)로 14위에 머물렀다. 아스날은 승점 55(15승 10무 3패)로 2위. 한 경기 더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70)과 격차는 무려 15점이다. 10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사실상 우승 경쟁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팽팽한 경기 속 맨유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예리한 오른발 슈팅으로 수비벽을 넘기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날로서는 수문장 다비드 라야의 판단이 아쉬웠다.
아스날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9분 위리엔 팀버가 우측에서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를 라이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골대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는 다시 원점이 됐다.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맨유가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지만, 라스무스 호일룬의 아쉬운 판단과 라야의 선방쇼에 막혀 소득을 얻지 못했다. 아스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양 팀은 승점 1점씩 나눠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맨유로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한 건 아쉬울 수 있지만, 리그 2위 아스날을 상대로 잘 맞서 싸웠다. 게다가 아스날은 직전 경기 PSV 에인트호번을 7-1로 물리치며 기세가 오른 상황이었다.
브루노의 프리킥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득점 외에도 기회 창출 1회, 롱패스 성공 4회 등을 기록하며 맨유 공격을 훌륭히 지휘했다. 또한 브루노는 이번 골로 3시즌 연속 공격 포인트 25개 이상을 달성하며 모하메드 살라, 엘링 홀란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브루노의 골엔 숨은 공신이 있었다. 바로 이날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 잉글랜드축구협회(F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수비수들은 프리킥 위치로부터 10야드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브루노의 프리킥 장면에서 아스날 선수들은 10야드(약 9.1m)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아스날의 수비벽은 11.2야드(약 10.2m) 떨어져 있었다. 테일러 심판이 거리를 잘못 설정한 것. 특히 브루노의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수비벽을 넘겼기에 논란이 됐다.
경기 후 에릭센은 테일러 심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주 좋았다. 수비벽이 약 15m(16.4야드) 정도 떨어져 있어서 기뻤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또한 에릭센은 "상대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봤을 거다. 우리에겐 이득이었다. 골이 터진 후 경기장에 있던 팬들로부터 안도감을 느꼈다"라며 "우리가 만든 찬스들을 보면 승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대한 역습을 펼치려 노력했다. 그게 경기 계획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일러 심판은 후반에도 10야드보다 멀게 수비벽 위치를 설정했다. 물론 맨유가 수비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국 '미러'는 "이번 사건은 하프타임 큰 화제가 됐다. 맨유 선수들은 후반전 수비 상황에서 더 뒤로 물러나도록 요구받자 짜증을 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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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