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토트넘)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 득점으로 그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순위에서 공동 16위로 올라섰다.

토트넘 홋스퍼는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AFC 본머스와 2-2로 비겼다. 최근 리그 2연패를 기록했던 토트넘은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공격진에는 윌슨 오도베르,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배치됐고, 미드필드에는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자리했다. 수비진은 제드 스펜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케빈 단소,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으며,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손흥민은 교체 명단에서 대기했다. 그와 함께 제임스 매디슨, 마티스 텔,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데스티니 우도기 등이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는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알크마르와의 경기를 대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실수를 연발하며 흔들렸다. 전반 1분도 채 되지 않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박스 근처에서 패스를 놓치면서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골키퍼 비카리오가 빠른 반응으로 실점을 막아냈다. 이어 전반 4분에는 비수마의 패스미스로 인해 본머스가 다시 한 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비카리오가 또 한 번 선방을 펼쳤다.

본머스는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뜨렸다. 42분 밀로시 케르케즈가 포로의 패스를 가로채 빠른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반대편으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연결했다. 마커스 태버니어가 문전에서 몸을 날려 슈팅하며 본머스가 1-0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토트넘은 변화를 줬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오도베르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반 6분, 본머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는 듯했지만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골이 취소됐다. 3분 뒤, 손흥민이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박스 왼쪽에서 수비를 제치고 감아 찬 오른발 슛이 굴절되며 골대를 맞고 나왔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미키 반 더 벤과 매디슨까지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본머스가 다시 한 번 격차를 벌렸다. 후반 20분 저스틴 클라위버르트가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이바니우송이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칩샷으로 추가골을 기록하며 두 골 차를 만들었다.

토트넘은 즉각 반격했다. 2분 뒤, 사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의도치 않게 골문을 향해 날아가면서 골키퍼 키를 넘겨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치 못한 행운의 골이 터지면서 점수는 2-1이 됐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동점골을 노렸고, 손흥민이 마침내 해결사 역할을 했다. 후반 37분, 손흥민이 빠른 침투로 뒷공간을 공략했고, 상대 골키퍼의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파넨카킥을 성공시키며 팀을 구해냈다. 경기는 2-2로 종료됐다.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은 공식전 10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그는 지난 1월 TSG 1899 호펜하임과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이후 44일간 득점이 없었다. 영국 현지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손흥민은 교체 출전 후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손흥민의 이번 득점으로 그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127골을 기록하며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로비 킨(126골)을 넘어서며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순위 공동 16위에 올랐다.

이제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143골을 기록 중인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다. 다만 바디 역시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이기에, 144골을 넣은 로빈 반 페르시를 따라잡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서도 중요한 이정표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173골을 기록한 그는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 5위에 올라 있으며, 마틴 치버스(174골)와 단 한 골 차이다. 만약 한 골만 추가한다면 그는 치버스와 동률을 이루며 클럽 최다 득점 공동 4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그리고 해리 케인(280골)뿐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을 넣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하며, 남은 시즌 더 많은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