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33, 토트넘)이 변명 없이 고개 숙었다.
토트넘은 7일 오전 2시 45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알크마르의 AZ 스타디온에서 열린 AZ 알크마르와의 2024-2025시즌 UEL 16강 원정 1차전에서 자책골 불운으로 0-1 패배했다.
오는 14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홈 2차전에서 토트넘은 두 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8강에 진출한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3위에 머물며 우승 경쟁에서 사실상 멀어졌다. 카라바오컵에서는 준결승, FA컵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아직까지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토트넘에 올 시즌 사실상 유일하게 우승 희망이 남은 대회가 UEL이다. 그러나 알크마르에게 1차전 충격패하며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 마티스 텔, 브레넌 존슨이 공격을 이끌었고,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루카스 베리발이 중원을 형성했다. 수비는 데스티니 우도기, 케빈 단소, 아치 그레이, 제드 스펜스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알크마르도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라도, 트로이 패롯, 에르네스트 포쿠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피어 코프메이너르스, 지코 부르미스터, 요르디 클라시가 중원을 맡았다. 데이비드 묄레르 올페, 알렉산드르 페네트라, 바우터르 호스, 마이쿠마 세이야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골문은 롬 제이든 오우수-오두로가 지켰다.
전반 6분부터 토트넘은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베리발이 공 대신 라도의 발목을 걷어찼으나 퇴장은 면했다.
알크마르는 선제골을 노렸다. 전반 10분 포쿠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 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을 벗어났다.
8분 뒤 알크마르가 앞서나갔다. 토트넘에서 자책골이 나온 것. 코너킥 상황에서 패롯의 슈팅이 베리발 발을 맞고 높이 떴는데, 공은 그대로 토트넘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34분 토트넘이 반격했다. 박스 앞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매디슨이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다. 하지만 손흥민의 볼 컨트롤이 흔들리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39분엔 존슨이 반대편으로 전환된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은 텔을 빼고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했다.
알크마르는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8분 포쿠가 박스 안에서 노마크 상태로 슈팅을 때렸다. 비카리오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후반 23분 토트넘은 프리킥 기회에서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알크마르 수비진이 깔끔하게 걷어냈다.
4분 뒤 토트넘은 손흥민과 매디슨을 빼고 도미닉 솔란케, 파페 사르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그럼에도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지만, 토트넘은 끝내 득점하지 못했다. 경합 과정에서 부상에서 복귀한 솔란케가 다시 쓰러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종료 직전 오도베르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경기는 토트넘의 0-1 패배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와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으며 약 72분을 뛰었지만,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슈팅 3회를 기록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은 없었다. 또한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1회(1/3), 크로스 성공 1회(1/2)에 그쳤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 텔, 존슨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3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에 대해 "왼쪽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됐으나 경기 영향력이 없었다"며 "한 차례 시도한 슈팅도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브닝스탠더드'는 손흥민에게 4점을 매겼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측면에서 돌파력과 창의성을 필요로 했지만 손흥민은 주로 골대를 등지고 플레이하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UEFA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손흥민은 "우리가 선보여야 할 경기력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퍼포먼스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다음주 이번 시즌 가장 큰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정말로 큰 주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UEL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는 건 항상 어렵다. 우리는 전반전에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고, 엉성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라고 자책했다.
변명 대신 사과와 반성을 택한 손흥민이다. 그는 "모두가 개인 퍼포먼스와 팀 퍼포먼스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충분히 잘하지 못했다. 이제 단지 0-1이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주에는 훨씬 더 나아져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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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