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이 베테랑 자원들의 퇴장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맞대결에선 승리를 약속했다.

수원 삼성은 1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인천은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시작부터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자랑했다. 반면 또 다른 우승 후보로 꼽히던 수원은 연달은 퇴장 끝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성적은 1승 1패가 됐다.

연이어 터진 퇴장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수원은 전반 28분 인천 미드필더 문지환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전반 34분 이기제의 퇴장과 전반 추가시간 권완규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9명이 됐다. 특히 권완규는 두 손으로 상대 스로인을 막는 황당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수원은 후반전 무고사와 김성민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세라핌과 브루노 실바를 앞세워 위협적인 반격 장면을 만들기도 했지만, 한끗이 모자랐다.

경기 후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변성환 감독은 결과가 상당히 많이 아쉽다. 준비한 걸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너무 화가 난다"라며 "내가 축구를 하면서 우승을 한 뒤 기쁨의 눈물도 흘려봤고, 너무 속상해서 운 적도 있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보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하고 싶은 정말 많지만, 선수들이 많이 고생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축구를 하면서 두 명이 퇴장당한 것도 처음이다. 선수들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필드 플레이어가 8명으로 뛰면서 기회도 만들어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휘슬이 불릴 때까지 끝까지 싸워준 점은 고맙다.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11명 대 11명으로 싸우면 꼭 되갚아주겠다"라고 다음을 기약했다.

베테랑 선수 두 명이 퇴장당하며 경기 계획을 망쳤다. 변성환 감독은 "심판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다시 한번 봐야겠지만, 기제는 분명히 경기 중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보호해주는 모습도 있었다. 잘 모르겠다"라며 "어쨌든 둘로 인해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 명확하게 전달할 생각이다. 일주일 동안 준비한 게 물거품이 돼 너무나 아쉽다.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 팀에 돌아가면 상황을 판단하겠다.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프타임은 어떻게 보냈을까. 변성환 감독은 "고통스럽고 복잡한 시간이었다. 한 번에 두 명이 퇴장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주어진 스쿼드 안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코칭스태프와 많이 논의했다. 후반에 대응하려 했던 부분은 4-3-1로 서서 브루노 실바, 최영준, 세라핌의 간격을 최대한 좁게 하려 했다. 그러나 선제골을 일찍 내주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은 변성환 감독이다. 그는 "너무 아쉽지만, 경기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현장에서 부딪혔을 때 양쪽 벤치에서 느끼는 감정은 분명 알 것이다. 오늘 패배는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더 뛰어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우위를 느꼈을까. 변성환 감독은 "공을 소유하는 형태, 만들어가는 포지셔닝, 상대 압박 강도 등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우리가 충분히 후방에서 작업할 수 있다고 느꼈다. 물론 상대 감독님은 다르게 느끼실 것"이라면서도 "11대11에서 충분히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양 팀 다 사고가 없었다면 더 좋은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둘 다 불운했다. 인천은 승리로 보상받았지만, 난 화가 나 있다.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 상대는 또 다른 강호인 서울 이랜드다. 수원은 9명으로 뛴 만큼 체력 소모도 클 수밖에 없는 상황. 변성환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잘 훈련돼 있다. 선발 명단에 들어가지 않은 선수들도 작년 베스트 라인업이었다.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경쟁 체제가 될 것이다. 남아있는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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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인천, 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