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가 잘난거지 본인이 잘난 것은 아닌데.
영국 익스프레스는 26일(한국시각)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마커스 래시포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아스턴 빌라로 이적한 결정을 두고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라면서 "그는 변방의 무명팀에서 뛰고 있는 제시 린가드와 다르다고 래시포드를 칭찬했다"고 보도했다.
래시포드는 앞서 3일 빌라로 임대를 떠났다. 당시 아스톤 빌라는 "우리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래시포드의 임대 계약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래시포드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빌라에서 뛴다"라며 래시포드의 임대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래시포드는 맨유 팬들에게 각별한 선수였다. 지난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 입단한 래시포드는 차근차근 성장해 2016년 맨유에서 프로 무대 데뷔했다. 첫 시즌인 2015-2016시즌 리그 11경기에 출전해 5골과 2도움을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웨인 루니가 팀을 떠난 뒤 그의 10번 유니폼을 물려받았다.
래시포드는 2018-2019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첫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 2019-2020시즌엔 17골을 넣으면서 팀의 주포로 떠올랐다.
2022-2023시즌에도 리그서 17골을 기록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쳐온 래시포드지만, 2023-2024시즌엔 슬럼프에 허덕였다. 리그 33경기에서 기록한 골은 7골이 전부.
2024-2025시즌에 들어서는 어느 정도 경기력을 되찾았지만, 앞서 보여줬던 전성기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아모림 감독이 그를 선발 명단에서 철저히 외면하면서 팀 내 입지를 완전히 잃었다.
결국 맨유와 래시포드는 잠시 이별을 택했다. FC 바르셀로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다수 클럽이 래시포드를 노렸지만, 래시포드는 프리미어리그 내 경쟁팀인 아스톤 빌라로 떠났다.
래시포드의 빌라 데뷔전은 지난 10일 열렸던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4-2025시즌 FA컵 4라운드 경기였다. 래시포드는 후반 22분 레온 베일리 대신 교체로 투입되면서 데뷔전을 치렀다. 래시포드는 93%(13/1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상대 박스 내 터치 22회 기록, 드리블 성공 1회 등을 올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래시포드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빌라에서 데뷔전을 치른 사진을 올리며 "따듯하게 환영해줘 감사하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래시포드의 이적을 보고 과거 PL 여러 팀을 지휘했던 앨러다이스 감독은 래시포드와 과거 린가드의 사례를 비교했다. 그는 2020-2021 시즌에 맨유에서 거의 기회를 받지 못하자 겨울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떠나면서 16경기 9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펄펄 날았다.
웨스트햄이 완전 영입을 노렸으나 린가드는 맨유 복귀를 택했다. 그러나 맨유로 돌아가고 다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린가드는 여러 팀을 걸쳐 결국 서울에 입단하게 됐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린가드는 맨유 복귀라는 실수를 저질러서 존재감 없이 축구 변방 한국의 무명팀에서 뛴다"라고 주장했다.
여러모로 배려심 없는 발언. 앨러다이스 감독은 PL을 대표하는 공공재 감독으로 불린다. 이런 사람이 다른 리그서 뛰는 선수를 폄하한 것이다. 실제로 린가드 본인은 서울에서 뛰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울서 뛰어서 행복하다"라고 미소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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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