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슈퍼스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5)가 레알 마드리드 주장 완장을 처음 차고 나선 경기에서 승리했다.
비니시우스는 27일(한국시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의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 2024-2025 코파 델 레이 4강 1차전 경기에 레알 마드리드 주장으로 완장을 차고 나섰다.
이날 84분을 소화한 비니시우스는 32번의 패스 중 24개를 성공시켰다. 2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으나 5번의 드리블 중 1번만 성공시키는 등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팀 내에서도 하위권인 평점 6.9점에 그쳤다.
하지만 비니시우스는 이날 경기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18살의 나이로 레알에 입단한 후 처음 캡틴으로 인정 받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반 19분 브라질 후배 엔드릭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까지 거뒀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주장 완장을 찬 사진과 함께 "꿈의 클럽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경험하고 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은퇴한 토니 크로스는 댓글에 "이제 심판과 이야기할 수 있겠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 후 구단 TV와 인터뷰에서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며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만 24살이 된 지금 처음 주장을 맡아 경기한 것은 나와 가족에게 큰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겪은 모든 일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면서 "꿈의 클럽에 도착했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렇게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는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기쁘다. 세계 최고 클럽 주장으로서 코파 델 레이 준결승에 오른 것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이 순간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며 "다음 경기면 300번째 출전인데, 벌써 400경기, 500경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클럽에서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비니시우스는 "이번 승리는 정말 중요하다. 팀이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고, 감독님이 원하신 대로 수비를 잘 해냈다. 그리고 엔드릭이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고 동료 선수들과 팀의 경기력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비니시우스는 "지금 시즌 최고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중요한 경기들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경기들"이라면서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ESPN에 따르면 이날 전반 막판 비니시우스는 호세 마리아 산체스 마르티네스 주심에게 선수들이 "라울 아센시오, 죽어라"라는 야유를 들었다고 알리기도 했다.
이에 경기장에서는 전광판과 스피커를 통해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또는 편협한 야유는 안 된다. 상대를 존중하며 팀을 응원하자"는 메시지가 나왔다.
아센시오는 지난 2023년 6월, 3명의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 선수들이 촬영한 성적 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2명의 소녀가 등장하는데, 그 중 한 명이 미성년자였다는 것이다.
이에 이달 초 카나리아 제도 법원은 아센시오가 미성년자가 포함된 성적 영상 유포에 관여한 혐의와 관련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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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