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55) 전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경질된 후 처음 목소리를 냈다.
텐 하흐 전 감독은 아약스에서 성공적인 지도자로 주목 받았다. 2018년 1월 부임한 후 네덜란드 프로축구 리그인 에레디비시에서 3차례 우승(2018-2019, 2020-2021, 2021-2022시즌)을 차지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텐 하흐 전 감독은 2022년 4월 맨유 사령탑 지휘봉을 잡았다. 2025년 6월까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3년 계약을 맺었다. 명가 재건의 막중한 임무를 받은 텐 하흐 감독이었다.
텐 하흐 전 감독은 2022-2023시즌 카라바오컵(EFL컵), 2023-2024시즌 FA컵에서 우승하며 어느 정도 빛을 보는가 했다. 하지만 납득이 어려운 선수 영입과 팀 경기력 저하, 일부 선수들과 갈등으로 인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10월 경질됐다. 이후 텐 하흐 감독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야인 생활에 들어갔다. 맨유는 텐 하흐 후임에 후벵 아모림(40) 전 스포르팅 CP 감독을 앉혔다. 하지만 여전히 빛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네덜란드 스포츠 에이전시인 'SEG'와 인터뷰를 통해 맨유 시절을 돌아봤다. 무엇보다 맨유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았다.
텐 하흐 감독은 "한 선수의 웰빙은 미디어와 팬 반응, 소셜미디어(SNS)를 어떻게 다루냐에 달렸다. 그런 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떤 선수들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요즘 세대는 비판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큰 타격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세대는 더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훨씬 직설적인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그런 방식을 사용하면 선수들이 의욕을 잃는다. 다음 날이면 HR(인사팀)에 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기 어려웠느냐'고 묻자 텐 하흐 전 감독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도전 과제다. 같은 메시지를 다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들은 모욕감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비판을 '선물'로 받아들였다. 그것을 풀어보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다. 예전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면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더 신중해야 한다"라고 돌아봤다.
실제 텐 하흐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제이든 산초(첼시)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었다. 결국 호날두는 맨유와 계약 해지 후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고 산초는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팀으로 임대를 떠난 상태다.
텐 하흐 전 감독은 "지도자로서 22년 동안 배우는 것이 있다. 초반에는 강경한 방식을 시도했지만, 첫해에는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방식을 조정하고, 더 부드럽게 소통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 덜 엄격해진 것이 아니라 좀 더 배려를 담아 전달한 것"이라면서 "우리 세대는 그런 방식이 어려웠지만, 요즘 선수들에게는 꼭 필요한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텐 하흐 전 감독은 축구계를 완전히 떠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나 친정팀 아약스 등 감독직과 연결되기도 했지으나 다른 선택지도 고려하고 있다.
텐 하흐 전 감독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축구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새로운 역할로서 지도자로 남을 수도 있다. 그것도 하나의 옵션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형제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만의 회사를 운영 중이다. 아니, 사실 형제들이 운영하는 회사"라면서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이제는 그쪽에 더 집중할 시간이 생겼다. 그것 또한 매우 즐겁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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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