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방법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리오 퍼디난드가 후배 마커스 래시포드(28)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ESPN'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퍼디난드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래시포드의 팀에 대한 헌신에 의문을 제기한 뒤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래시포드는 지난 27일 열린 풀럼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3라운드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이날 맨유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래시포드는 동료들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벌써 6경기 연속 명단 제외다. 래시포드는 지난해 12월 말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교체 명단에 포함된 뒤로는 아예 사라진 상태다. 마지막 출전 기록은 지난해 12월 중순 빅토리아 플젠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맞대결. 래시포드는 이후 치러진 11경기에서 단 1초도 뛰지 못했다.
아모림 감독도 이제는 래시포드를 완전히 포기한 모양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래시포드가 달라지면 기회가 있다며 돕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번엔 충격 발언을 터트렸다.
아모림 감독은 풀럼전을 마친 뒤 래시포드를 제외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항상 같다. 훈련, 축구 선수가 인생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 생각 때문이다. 매일매일, 모든 디테일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또한 아모림 감독은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난 바뀌지 않을 거다. 모든 선수들에게 같은 상황이다. 최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모든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라며 "벤치를 보면 약간의 속도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매일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를 벤치에 앉히느니 우리 골키퍼 코치 호르헤 비탈을 앉히는 게 더 낫다"라고 수위 높은 비난을 내놨다.
사실상 래시포드보다 63세 비탈 코치가 더 쓸모 있다는 이야기다. 비탈 코치는 지난해 11월 아모림 감독과 함께 맨유에 합류한 아모림 사단의 일원이다. 그는 전직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흰머리가 가득한 60대 할아버지다.
래시포드는 이런 비탈보다도 못하다는 충격 평가를 들은 것. 실제로 아모림 감독은 "후반전에도 우리는 무언가 바꾸고 싶었지만, 최전방에 속도와 파워가 부족하다"라고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래시포드에겐 눈길도 주지 않는 중이다.
퍼디난드도 래시포드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만약 내가 감독에게 그런 말을 드는 선수였다면 내 마음과 자존심, 자아가 무너졌을 거다. 부끄러운 일이다. 누군가 당신이 팀을 위해 100% 바치는지 의심하고, 노력이 부족하며 지름길만 택한다고 말하는 건 엄청난 비난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퍼디난드는 "이제 래시포드에겐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그가 돌아온다면 다른 선수들도 다시 팀에 합류해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래시포드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선수단에 복귀할 순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억울하다면 아모림 감독을 고소하라는 이야기까지 내놨다. 퍼디난드는 "내가 래시포드라면 만약 사실이 아닐 시 모든 걸 쏟아부을 것이다.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도 내게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외칠 거다. 하지만 100% 확신할 수 있을 때만 말이다"라며 "가끔은 이런 상황에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면 소통하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내 플레이나 폼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노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죄송하지만, '그 말을 철회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라고 얘기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나는 래시포드와 마주 앉아서 그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래시포드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래시포드는 아모림 감독의 발언에 대해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동료들에게 풀럼전 승리를 축하한다는 내용의 짧은 게시글을 올린 게 전부였다.
이대로라면 래시포드는 머지 않아 맨유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가디언'은 "맨유 구단은 래시포드의 시간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아모림은 클럽 전반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래시포드가 떠나야 한다고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래시포드도 공개적으로 맨유와 작별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다음 단계를 밟을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맨유를 떠날 때 나쁜 감정은 없을 것이다. 맨유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나다. 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떠날 때 직접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별을 암시했다.
현재 래시포드는 바르셀로나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스포르트'에 따르면 래시포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이미 바르셀로나에 임대로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1800만 유로(약 271억 원)에 달하는 연봉도 기꺼이 삭감할 생각이다. 다만 바르셀로나는 또 다른 선수를 내보내야만 래시포드의 급여를 감당할 수 있기에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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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