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에 이어 추재현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두산. 반대로 롯데 전민재는 리그에서 유일한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1위로 우뚝 섰다. 2대3 초대형 트레이드의 승자가 다시 바뀌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외야수 추재현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3차전에 앞서 투수 김유성, 이병헌과 함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말소 사유는 부상. 추재현은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데뷔 첫 4번타자 중책을 맡아 외야 수비 도중 허리를 다쳤다. 이승엽 감독은 “추재현이 다이빙캐치를 하다가 허리 쪽에 통증이 왔다. 14일 병원 검진이 잡혔다. 원래 허리 부상을 갖고 있는 선수였는데 다이빙캐치를 하면서 강하게 충격을 받은 거 같더라. 검진을 받아봐야 상태를 알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 MVP의 주인공 추재현은 2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수비 도중 흉골 타박상을 당해 조기 귀국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회복과 퓨처스리그 타율 4할대 맹타를 거쳐 3월 30일 복귀했지만, 또 불의의 부상을 입으며 11경기 타율 2할4푼3리 1홈런 3타점을 남기고 2주 만에 다시 2군 신세를 지게 됐다.
두산은 작년 11월 롯데 자이언츠에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고, 반대급부로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영입하는 2대3 초대형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트레이드는 정철원을 원한 롯데가 먼저 제안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트레이드 효과를 먼저 본 팀은 두산이었다. 이승엽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추재현이 1차 스프링캠프 MVP를 차지했고, 김민석이 2차 스프링캠프 MVP를 거머쥐더니 대선배 정수빈의 자리였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2군을 전전했던 선수가 두산의 개막전 리드오프로 올라선 것이다.
그러나 김민석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SSG 랜더스와 개막전 3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에 이어 3월 26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를 쳤지만, 그날 두 번째 타석 2루수 땅볼을 기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저하됐다. 원인 모를 부진에 빠지면서 4월 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리고 3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당시 “(김민석이) 지금 1군에서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캠프와 개막전 때 너무 좋았는데 선구안이 무너진 느낌이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서 경기를 뛰는 거보다 2군에서 본인의 장점과 문제점을 찾아 연습을 하고 경기를 하고 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시작은 미약했다. 정철원, 전민재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추재현, 김민석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고, 정철원이 4월 초까지 롯데 뒷문을 든든히 지키다가 6일 사직 두산전 1이닝 3실점, 8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⅓이닝 2실점으로 연달아 흔들렸다. 정철원의 시즌 기록은 11경기 승리 없이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6.23. 홀드 부분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틸리티 내야수 전민재는 예상치 못한 활약으로 롯데를 웃게 하고 있다. 전민재의 경우 수비 보강에 초점을 맞춘 영입으로 평가받았지만, 18경기 타율 4할(50타수 20안타) 4타점 7득점 장타율 .500 출루율 .444 OPS .944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에서 유일한 타율 4할대 타자다. 최근 9경기 연속 안타를 비롯해 4월로 기간을 한정하면 타율이 4할8푼6리에 달한다.
전민재는 2018년 두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7시즌 통산 177경기 출전에 그친 백업 무명선수였다. 지난해 마침내 이름 석 자를 알렸으나 100경기 타율 2할4푼6리가 전부였다.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초대형 트레이드의 메인칩으로 도약했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