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FA 계약 첫해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것일까. LG 트윈스 필승조의 새 식구 장현식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에도 팬들을 향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장현식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5-1 완승 및 3연승에 공헌했다.
5-1로 앞선 9회초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 친정 KIA의 막강 중심타선을 만났지만, FA 이적생답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선사했다. 선두타자 나성범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최형우를 3구 헛스윙 삼진, 패트릭 위즈덤을 8구 승부 끝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공 15개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경기 후 만난 장현식에게 친정 상대로 호투를 펼친 비결을 묻자 “타자들이 빨리 치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가져갔는데 크게 큰 도움이 됐다. 마음 편하게 던졌고, 늘 말씀드리지만 이제 KIA가 상대팀이 됐기 때문에 LG 승리를 위해 던지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던졌다”라고 답했다.
KIA 타자들과 과거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호투 배경으로 작용했을까. 장현식은 “그런 건 없었다”라고 선을 그으며 “뒤에 수비수들이 엄청 좋기 때문에 믿고 공격적으로 던졌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KIA의 통합우승 필승조였던 장현식은 스토브리그에서 FA 권리를 행사, 4년 총액 52억 원에 LG 이적을 택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의 새 시즌 구상에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1차 스프링캠프 도중 불의의 부상을 입어 조기 귀국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장현식은 2월 중순경 보행을 하다가 길이 미끄러워 오른발을 헛디뎌 발목 염좌를 당했다. 미국 현지 검진 결과 뼈에 이상이 없었지만, 귀국 후 국내 병원에서 오른발 발등 바깥쪽 인대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 4주 소견이 나왔다.
장현식은 재활을 거쳐 3월 20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마침내 첫 실전을 가졌고, 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5.06을 남긴뒤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첫 상대로 친정 KIA를 만났는데 4일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6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장현식의 현재 몸 상태는 100%. 시즌을 완주할 준비도 마쳤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미안함은 씻어내지 못했다. 장현식은 부상 당시에도 개인 SNS를 통해 LG 팬들에게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직 LG 트윈스를 위한 몸이라고 소중히 생각하며 잘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던 터.
장현식은 “팀과 개막을 함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뿐이다. 올해는 1년 동안 죄송한 마음을 갖고 열심히 던질 생각이다”라고 다시 한 번 LG 선수단과 팬들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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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