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호가 29일 삼성전 만원관중(2만3750명) 앞에서 프로의 자격을 스스로 내려놨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2-13 대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경기력은 시즌 첫 연승을 기대케 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2선발 잭로그가 삼성 타선을 6이닝 무실점 완벽 봉쇄했고, 타선은 4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제이크 케이브의 1타점 적시타와 양의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2점을 뽑아냈다. 두산은 전날도 2점과 에이스 콜어빈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묶어 승리를 거뒀는데 이날도 비슷한 양상이 예상됐다.

참사는 2-0으로 리드한 7회초 발생했다. 순항하던 잭로그가 선두타자 강민호를 안타, 박병호를 풀카운트 끝 볼넷, 김영웅을 초구 안타로 연달아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 이어 폭투를 범해 3루주자 강민호에게 홈을 내준 뒤 타석에 있던 김헌곤 상대 1타점 동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이 1군에 없는 두산은 기량이 떨어지는 추격조 대신 흔들리는 잭로그를 계속 밀어붙였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두산은 이미 동점을 허용한 상태에서 투수를 박정수로 교체했다. 그러나 박정수가 대타 류지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결국 2-3 역전을 허용했다. 박정수는 김성윤에게 희생번트를 맞고 교체.

1사 2, 3루에서 좌완 김호준이 올라왔다. 하지만 김호준 또한 김지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올라온 박신지는 투구가 타자 뒤로 향하는 황당 폭투로 추가 실점한 뒤 이재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김정우가 등판해 구자욱에게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는데 이번에는 '초대형 트레이드 이적생' 김민석이 이를 포구하지 못하는 황당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김지찬에게 홈을 허용.

김정우는 강민호를 풀카운트 끝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한숨을 돌렸지만, 대타 르윈 디아즈, 김영웅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김헌곤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난 뒤에야 7회초가 끝났는데 이미 대거 8점을 내준 뒤였다. 폭투 2개에 황당 실책까지 발생한 졸전이었다.

문제는 졸전이 이게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8회초 김명신이 바통을 이어받아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초구 좌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김성윤에게 1타점 3루타, 이재현 상대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추가 2실점했다.

이어진 9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박치국이 김성윤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중견수 전다민이 3루수 키를 넘기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범하면서 2루주자 윤정빈에게도 홈을 내줬다. 박치국은 후속타자 김지찬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백기를 완전히 들었다.

6이닝 4실점의 잭로그를 시작으로 박정수(⅓이닝 1실점)-김호준(0이닝 1실점)-박신지(0이닝 1실점)-김정우(⅔이닝 1실점)-김명신(1이닝 2실점)-박치국(1이닝 3실점) 순으로 올라오는 투수마다 점수를 내줬다. 여기에 프로답지 않은 실책이 겹치면서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 동안 13점을 내주는 대참사를 겪어야 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선발투수의 긴 이닝 소화를 거듭 강조했는데 추격조들의 투구를 보면서 그 이유가 납득이 됐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시즌 첫 연승에 실패, 다시 2승 5패 공동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내건 두산이 상당히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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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