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3경기 연속 불펜 붕괴로 무너졌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조상우마저 흔들리며 충격의 4연패에 빠졌다.
KIA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4-5로 역전패했다. 7회까지 4-3으로 앞선 경기였지만 8회에 2점을 내주면서 또 뒤쪽에서 승부가 넘어갔다.
최근 4연패를 당했는데 3경기 연속 역전패라는 점에서 뼈아프다. 지난 27일 광주 키움전에선 3-2로 앞선 9회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3점을 내주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게 시작이었다. 이어 28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0으로 앞서던 7회 필승조 전상현과 곽도규가 홈런에 이어 도합 5연속 사사구로 자멸, 5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은 트레이드로 데려온 조상우마저 흔들리면서 또 한 번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양현종이 6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로 제 못을 하고 내려갔지만 불펜이 못 버텼다. 7회 최지민이 2사 2루에서 내려갔지만 조상우가 투입돼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그러나 8회 조상우가 위기를 자초했다. 한화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좌전 안타를 맞더니 대타 문현빈에게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무사 1,2루에서 대타 이도윤 상대로는 4구째 슬라이더를 포수 한준수가 놓치면서 1~2루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포수 포일로 조상우로선 연이어 운이 따르지 않은 순간이었다.
무사 2,3루 위기에 몰린 조상우는 9구 승부 끝에 이도윤을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 주자가 런다운 아웃된 사이 이도윤이 2루까지 가면서 1사 2,3루. 여기서 한화가 대타 안치홍 카드를 꺼내자 KIA도 투수 교체로 맞불을 놨다. 투구수가 23개로 조금 더 던질 수 있었던 조상우를 과감하게 내렸다.
하루 쉰 마무리 정해영이 조기 투입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KIA의 선택은 황동하였다. 선발 경험이 있지만 불펜 필승조로 검증이 되지 않은 황동하가 1점차에 역전 주자까지 누상에 나간 부담스러운 상황에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황동하 투입은 실패여였다. 한화 대타 안치홍은 황동하의 초구 몸쪽 직구에 헛스윙했지만 2구째 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5-4 역전을 만든 결승타.
황동하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조상우가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조상우는 ⅔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5km에 그쳤고, 한창 좋을 때 구위가 아니었다. 컨디션 좋은 조상우였다면 투구수로 볼 때 충분히 더 끌고갈 수 있었지만 KIA의 선택은 교체였다. 결과적으로 조상우가 패전을 안게 되면서 KIA의 역전패 충격도 더욱 커지게 됐다.
불펜 난조 속에 대투수 양현종의 개인 통산 180승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송진우(210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180승에 1승만 남겨둔 양현종이지만 지난해 9월8일 광주 키움전부터 최근 5경기 연속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179승에 묶였다.
지난해 압도적인 전력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고, 트레이드로 국가대표 불펜투수 조상우를 데려오며 '특강'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개막 첫 주부터 김도영(햄스트링), 박찬호(무릎)가 연이어 부상 악재로 이탈하며 비상이 걸렸다. 나성범, 최형우의 분전으로 타선은 그런대로 굴러가지만 불펜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역전패가 반복되고 있다. 개막 7경기 2승5패로 험난한 출발을 보이며 두산, 롯데와 8위로 공동 최하위에 처졌다. 시즌 전 생각도 못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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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