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시작부터 3타자 연속 홈런. 그것도 전부 초구였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가 1회 첫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공 3개에 홈런 3개를 폭발했다. 투구수 집계가 시작된 1988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초로 1회 시작부터 3구 3홈런 진기록이 나왔다.
양키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1회 시작부터 1~3번 타자가 전부 초구에 백투백투백 홈런을 합작하며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을 썼다.
밀워키 좌완 선발 네스터 코르테스를 상대로 양키스 타선이 1회말 시작부터 폭발했다. 1번 타자로 나선 폴 골드슈미트가 코르테스의 초구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90.1마일(145.0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올해 양키스로 이적한 골드슈미트의 시즌 1호 홈런.
이어 2번 타자 코디 벨린저도 코르테스의 2구째 한가운데 높은 시속 90.6마일(145.8km)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골드슈미트에 이어 벨린저까지, 이적생들이 나란히 시즌 1호포로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그 다음은 양키스 주장 애런 저지였다. 코르테스의 초구 몸쪽에 붙은 시속 88.2마일(141.9km) 커터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저지의 시즌 1호 홈런. 1회 시작부터 백투백투백, 3타자 연속 홈런으로 코르테스를 충격에 빠뜨렸다.
‘MLB.com’ 통계 분석가 사라 랭스에 따르면 경기 개시부터 3타자 연속 홈런은 양키스 123년 역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나아가 메이저리그 투구수가 집계된 1988년 이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공 3개로 홈런이 3개나 나온 것도 리그 처음이었다. 진기록을 합작한 골드슈미트, 벨린저, 저지 모두 MVP 수상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1회말 공격에서 양키스는 재즈 치좀 주니어가 루킹 삼진을 당하고, 앤서니 볼피가 투수 땅볼을 치며 투아웃이 됐지만 오스틴 웰스가 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코르테스의 3구째 바깥쪽 높은 시속 91.2마일(146.8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월 솔로포로 장식했다.
1회부터 홈런 4개를 몰아친 것도 양키스 123년 역사상 최초였다. 양키스 타자들이 잘 친 것도 있지만 1회 시작부터 3연속 초구 홈런에 4개의 홈런포를 얻어맞은 투수의 무모한 정면 승부가 있어 가능한 기록이었다. 저지가 친 홈런을 빼고 전부 높은 실투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 경기 개시 3구 3홈런 기록의 희생양이 된 코르테스는 지난해까지 양키스에 몸담은 투수였다. 2022년 개인 최다 12승을 거두며 올스타에 선정됐던 코르테스는 양키스에서 5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특급 마무리투수 데빈 윌리엄스의 반대급부가 돼 밀워키로 트레이드됐고, 이날이 팀을 옮기고 난 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다.
지난해까지 코르테스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피홈런은 3개로 총 3경기 있었지만 이날은 친정팀 타자들에게 호되게 당하며 불명예 역사를 썼다. 1회 시작부터 홈런 4방도 모자라 2회에도 볼피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맞은 코르테스는 2회까지 6피안타(5피홈런) 4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끔찍한 이적 신고식을 치른 코르테스는 평균자책점 31.50으로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코르테스가 내려간 뒤에도 양키스의 홈런 폭죽은 멈추지 않았다. 3회말 저지가 좌완 코너 토마스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폭발하며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치좀도 토마스에게 우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또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3회까지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13-3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waw@osen.co.kr
[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