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나승엽은 29일 사직 KT전을 마치고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서서 승리를 챙긴 박세웅의 마지막 승리가 지난해 6월이었다는 얘기를 듣자 깜짝 놀랐다. 그만큼 박세웅도, 롯데도 기다린 승리였다.
박세웅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 역투를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박세웅의 시즌 첫 승, 그리고 지난해 6월 27일 사직 KIA전(6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 이후 275일 만이었다. 9개월 6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날 박세웅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어렵게 출발했다. 1회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일단 로하스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했지만 2사 후 다시 허경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주자를 내보냈다. 김민혁을 삼진 처리하며 1회를 넘겼다.
2회에는 장성우를 2루수 뜬공,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2사 후 천성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배정대를 2루수 뜬공으로 유도해 2회를 넘겼다. 2회말 나승엽의 선제 솔로포로 리드를 잡았지만 박세웅은 리드를 곧바로 잃었다. 3회 선두타자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로하스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선행주자가 잡혔지만 허경민에게 다시 우전안타를 맞아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실점을 내줬는데 다소 불운했다. 김민혁을 1-2루간 느린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2루수 김민성이 너무 먼 거리를 달려와 잡아야 했고 김민혁의 발이 1루에 먼저 도달했다. 접전이 펼치지며 내야안타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후 장성우는 다시 삼진으로 솎아내며 3회를 잘 정리했다. 4회에는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 천성호를 삼진 처리했다. 배정대까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쉽게 가는 듯 했지만 유격수 한태양의 1루 송구 실책으로 2사 2루 위기가 이어졌다.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강백호와 상대를 한 박세웅은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5회초에도 선두타자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허경민을 2루수 땅볼, 김민혁을 투수 땅볼, 다시 장성우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5회를 넘겼다.
5회말 3-1의 리드를 잡은 롯데다. 박세웅은 6회초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 천성호를 삼진, 배정대를 우익수 뜬공으로 간단하게 요리했다.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이날 임무를 마무리 했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50km의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 48개, 슬라이더 27개, 커브 20개, 포크볼 6개 등 4가지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면서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완성했다.
경기 후 박세웅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홈 개막전에 찾아주신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 드려서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경기 준비하면서 감독님이 슬라이더 각을 더 크게 만들어 보라고 조언해 주셨고, 이 부분에 초점 맞춰서 주형광 코치님, 이재율 코치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시즌 초반이고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다. 컨디션이 올라오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팀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9개월 만의 승리보다는 팀 승리를 위한 에이스의 각오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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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