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마무리투수 김서현(21)이 살 떨리는 1점차 압박감을 딛고 대전 신구장 1호 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김서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9회초 구원등판, 1이닝을 안타 없이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5-4 승리를 완성했다. 시즌 첫 세이브이자 대전 신구장 1호 세이브였다.
한화는 3-4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채은성의 안타를 시작으로 3연속 대타 카드를 꺼내며 KIA 불펜을 압박했다. 문현빈의 빗맞은 안타와 KIA 포수 한준수의 포일로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이도윤이 유격수 땅볼을 치긴 했지만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로 조상우를 괴롭혔다. 이어 대타 안치홍이 바뀐 투수 황동하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5-4로 역전했다.
9회초 한화는 새로운 마무리 김서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기존 마무리투수 주현상이 재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간 가운데 김서현이 그 자리를 넘겨 받았다. 대전 신구장 첫 경기였던 지난 28일 KIA전에서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9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나와 실점 없이 막고 7-2 역전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29일 경기 전 김서현에 대해 “마무리라는 자리가 부담이 많이 될 것이다. 때로는 블론세이브도 하고 그러겠지만 자꾸 경험을 쌓으면서 그 자리를 편안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마무리) 옷을 잘 입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리고 진짜 마무리로서 첫 세이브 기회가 왔다. 1점차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첫 타자 박재현에게 1~2구 연속 볼을 던지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투볼에서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고자 했지만 3~4구 연속 볼이 되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다음 타자 김규성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최원준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선행 주자 아웃으로 이어진 2사 1루에서 컨택이 좋은 김선빈이 대타로 나왔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흔들리지 않은 김서현은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로 잡고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5구 승부 끝에 김선빈도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 18개로 최고 시속 154km, 평균 152km 직구(11개), 슬라이더(7개) 투피치로 시즌 첫 세이브이자 대전 신구장 1호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서현 개인적으로는 2023년 5월12일 문학 SSG전 데뷔 첫 세이브 이후 687일 만이었다.
안치홍의 역전타와 김서현의 세이브에 힘입어 김종수가 구원승을 올렸다. 1⅔이닝을 던지며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은 김종수는 2022년 6월28일 대전 SSG전 이후 100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김종수는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이 좋았던 투구는 아니었는데 수비수들이 도와줬다”며 “(안)치홍이 형이 (복통으로) 몸도 안 좋은데 역전타를 쳐서 확실히 베테랑은 다르구나 싶었다. 너무 고마웠다. (김)서현이가 점수 줄 거란 생각도 안 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화도 4연패를 끊고 대전 신구장에서 2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3승4패로 5할 승률에 다가섰다.
경기 후 김경문 한화 감독은 “홈경기 만원 관중(1만7000명) 앞에서 추운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화는 내친김에 KIA전 스윕에 도전한다. 30일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운다. KIA에선 아담 올러가 선발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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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