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건우(23)가 프로 5년차에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김건우는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4⅓이닝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롯데가 2-0으로 앞선 4회초 2사 1루에서 선발투수 박종훈을 대신해 등판한 김건우는 첫 타자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정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5회부터 7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건우는 선두타자 나승엽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그렇지만 빅터 레이예스와 정면승부를 벌여 4-6-3 병살타를 유도했고 전준우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SSG가 5-2로 앞선 9회에는 마무리투수 조병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SG가 5-2로 승리하면서 김건우도 데뷔 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건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직 첫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 5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승리가 없었다. 솔직히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전혀 승리를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내가 이끌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절대 분위기를 내주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좋은 투구가 나온 것 같다”라고 등판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처음 올라와서 볼넷도 주고 초반에는 초구 스트라이크도 잘 안들어가서 힘들었다.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공과 분위기, 리드를 다 가져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라고 덧붙였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김건우는 대형 좌완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동안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통산 8경기(14이닝) 1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3년에는 상무에 입대했고 지난해 7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11⅔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한 김건우는 올해 송영진, 박종훈, 정동윤 등과 함께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경쟁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2경기(7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1.29로 활약했음에도 우선은 송영진과 박종훈에게 밀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김건우는 지난 22일 두산전에서 구원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볼넷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완벽하게 아쉬움을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김건우는 “사실 그날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물론 내가 안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긴장이 많이 돼서 좋은 투구가 나오지 않았다. 빨리 만회를 하고 싶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만회해서 너무 기분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프로 5년차에 첫 승리를 거둔 김건우는 “야구를 하면서 오늘은 가장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좀 오래 걸린 것 같지만 앞으로 더 많이 쌓을 것이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서 “오늘 부모님이 경기를 보러 오셨다. 아버지와 가족들과 가장 먼저 지금 이 기분을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을 묻는 질문에 김건우는 “신인으로 들어왔을 때 멘탈 코칭을 해주신 김주현 코치님이 계신데 지금도 시합을 할 때나 좋은 모습 보면서 너무 멋있다고 연락을 해주신다. 나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건우는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동료들로부터 격한 축하를 받았다. 그리고 통산 171승을 거둔 프랜차이즈 에이스 김광현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건우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건우는 “많이 감동했고 조금 뭉클했다. 내가 우상으로 바라봤던 선배님과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고 첫 승리를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OSEN=인천, 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