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이다".

KIA타이거즈는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전에서 3-5로 패했다. 1차전을 11-6으로 잡았으나 전날 2차전은 10-17에 이어 연이틀 패하면서 위닝시리즈를 넘겼다. 유리하다고 생각한 NC와 키움을 상대로 개막 두 카드에서 2승3패 적자를 봤다.

나성범의 7회 역전 투런홈런으로 3-2로 역전했으나 마지막으로 나선 클로저 정해영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1사후 연속 볼넷에 이어 최주환에게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추가실점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한 점차를 지켰다면 어려운 국면에서 상승세를 탈 수 있었지만 분위기만 더욱 가라앉게 됐다.

이틀연속 수비RK 발목을 잡았다. 26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유격수 실책이 나왔다. 2-0으로 앞선 2회초 2사1,3루에서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빗맞은 타구를 윤도현이 펌볼을 했다. 타자주자가 발이 빠르지 않아 차분하게 포구와 송구를 했더라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이 실책은 4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도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선발투수 김도현이 위력적인 구위로 호투를 펼쳤다. 3회 1사후 푸이그의 빗맞은 타구를 3루수 변우혁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고 놓쳤다. 이주형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1,3루에서 카디네스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선제점을 허용했다.

1-1이던 5회초 1사 만루 위기도 실책으로 실점했다. 카디네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어진 푸이그를 협살로 잡을 수 있었으나 포수 한준수가 서두르는 바람에 3루 주자의 홈대시를 허용했다. 유격수 김규성도 바운드 홈송구로 살려주었다. 김규성의 실책으로 기록됐으나 곧바로 송구한 한준수의 판단 미스도 컸다. 이틀연속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공백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공격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졌다. NC와의 개막 2연전에서 1차전은 막판 타선이 터져 이겼으나 2차전은 4-5로 패했다. 키움과 1차전은 크게 이겼지만 2차전은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날렸다. 이날 3차전도 3득점에 그쳤다. 연이틀 키움의 고졸루키 선발들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공격의 핵심 김도영의 빈자리가 커보였다. 박찬호까지 이탈하면서 라인업 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패트릭 위즈덤도 기대했던 결정타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믿었던 마운드도 완전체가 되지 못했다. 4선발 윤영철이 26일 경기에서 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불펜투수 가운데 임기영이 부진한 투구로 2군으로 내려갔다. 필승맨으로 영입한 조상우는 아직은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상 구위가 아니다. 더군다나 마무리 정해영이 뼈아픈 블론세이까지 했다. 2경기에서 좋았던 최지민도 이날은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곽도규도 아슬아슬하다.

기대했던 개막 5경기에서 적자가 나면서 초반의 전략도 틀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 초반  NC-키움-한화 세 팀을 상대로  8연전을 신중하게 준비했다. 8경기를 잘 치러야 삼성과 LG전에 가더라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영과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수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가진 전력 다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 빡빡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다. 투수들도 제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 아니다. 공수 모든 면에서 힘든 시기이다. 도영과 찬호가 복귀한 시점부터 제전력으로 갈 수 있다. 둘이 돌아오고 투수들 컨디션 되면 올라갈 수 있는 힘은 있다. 그때까지 잘 버텨야한다"고 밝혔다. 28일부터 LG에게 스윕을 당한 한화이글스와 부담스러운 대전 3연전을 갖는다.  /sunny@osen.co.kr

[OSEN=광주, 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