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토트넘)이 3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부진했다. 다만, 손흥민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부터 오만, 요르단까지 3경기 연속 1-1 무승부다.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한국은 승점 16(4승 4무)으로 B조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2위 요르단(13점), 3위 이라크(12점)와 격차가 크지 않아 조 1위 수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황희찬-이재성-이동경이 공격 2선에 섰다. 박용우-황인범이 중원을 채웠고 이태석-권경원-조유민-설영우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5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이재성이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전반 30분 박용우의 실수로 역습을 허용해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전에도 설영우의 크로스를 이재성과 양현준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마무리에 실패하며 추가골 없이 경기가 끝났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에 양민혁, 양현준, 오세훈, 오현규 등을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으나 끝내 승점 3점은 얻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전체적으로 우세한 흐름을 가져갔지만, 치명적인 실수 하나로 또다시 승리를 놓쳤다.

또 다시 졸전이 펼쳐졌고 오만전에 이어 홈에서 다시 1-1 무승부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 원정까지 포함한다면 3경기 연속 1-1 무승부다.

이날 한국은 공격과 수비에서 여러 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전방에 자리했던 손흥민과 왼쪽 윙포워드로 나섰던 황희찬의 활약이 좋지 못했다.

측면 공격수가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손흥민은 이날 총 44번의 볼터치를 기록했는데, 슈팅은 1회에 그쳤다. 유효 슈팅은 없었다. 패스 성공률 89%(17/19)를 기록했고 키 패스 5회가 있었으나 드리블 성공은 0회(시도 1회)였다. 수비수와 경합을 5회 시도해 2회 승리했다. 공중 볼 경합은 1차례에 그쳤으나 그 마저도 승리하지 못했다.

가장 충격적인 수치는 '볼 소유권 헌납(Possession lost)'이다. 손흥민은 이날 상대에게 무려 14번이나 소유권을 넘겨줬다.

약 68분을 소화한 뒤 교체된 황희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총 49번의 볼터치를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은 85%(28/35)였다. 키 패스 0회, 유효 슈팅 1회, 드리블 성공 1회(시도 5회)를 기록했고 볼 소유권 헌납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14회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지난 오만전에서도 턴오버 19회를 기록하며 좋지 못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경기에서도 14회를 기록, 두 경기에서만 33번의 볼 소유권 헌납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치러진 요르단전에서는 전반 7분 이태석이 왼쪽 측면에서 완벽한 스루 패스를 보냈고 손흥민은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하는 듯했으나 좋지 못한 터치로 공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기회를 날렸다.

다만 이를 단지 손흥민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최전방에 오세훈, 주민규와 같은 공격수 대신 나섰음에도 롱볼 전술을 유지했다. 손흥민은 182cm로 큰 키를 가졌으나 공중 볼 경합이나 헤더를 즐기는 선수가 아니다. 때분에 공중볼 경합에 능한 야잔 알 아랍과 같은 수비수에게 경기 내내 고전했다.

한편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저희가 아직 조 1위를 하고 있다는 건 어쩔 수 없이 팩트다. 우리가 마무리할 때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라고 경기 소감을 남겼다.

그는 "선수들의 노력은 정말 어디에서 비춰지지 않는다.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저희가 분명히 아쉽다. 멀리서 온 친구들도 정말 시차 적응 못하면서 버스에서 졸면서 훈련장 가는 모습도 봤다.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대견하고 안타까운 모습을 봤다. 보상받지 못해 아쉽다. 결국은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홈에서 하는데 (잔디가) 저희 발목을 잡으면 '이 점을 도대체 어디서 잡아야 되나'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분들이 분명히 핑계라고 들리겠지만 축구 선수들은 정말 조그마한 디테일로 승부가 결정짓는다. 저희한테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을 다 같이 좀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잔디 문제를 짚었다.

손흥민은 "저희가 지금 1등인 거는 변함없이 사실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1위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OSEN=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