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웃어도 되는 걸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승점 1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 16(4승 4무)이 되면서 B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승점을 나눠 가진 2위 요르단(승점 13)은 2위가 됐다.
다행히 이라크가 26일 열린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1-2로 패해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3위(승점 12)에 머물렀다. 만약 이라크가 이겼다면 2위로 뛰어 올라 한국을 1점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은 이제 남은 두 경기(이라크, 쿠웨이트)에서 승점 1만 더해도 조 2위를 확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지난 1986년부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쾌거라는 역사를 이루기 직전이다.
분명 웃을 일이다. 지금까지 이런 기록을 가진 국가는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탈리아 정도다. 그런 점에서 한국 축구 팬들으로서 뿌듯할 수 있는 역사다.
하지만 현실은 마냥 웃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팀의 목표가 딱 월드컵 본선까지 오르는 것이라면 분명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넘어 16강부터 이어지는 토너먼트인 8강, 4강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렇게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대표팀인 '홍명보호'를 보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최근 3경기 연속 1-1로 비겼다.
그 상대팀도 약체로 평가되는 팔레스타인, 오만, 요르단이었다. 굳이 따져서 팔레스타인과 경기가 원정이었다지만 오만전과 요르단전은 모두 팬들의 응원을 받은 홈 경기였다.
홍명보호는 이날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토트넘)의 코너킥을 이재성(마인츠)이 마무리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30분 박용우(알 아인)의 실수 속에 역습을 허용하면서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들어 양민혁(퀸즈 파크 레인저스), 양현준(양현준),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 등 공격수들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1-1로 균형이 맞춰진 점수를 깨지 못했다. 75%의 점유율에서도 알 수 있듯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밀집된 상대를 뚫어낼 수 있는 전술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런 지적은 팔레스타인과 오만을 상대할 때도 나왔다는 점에서 홍명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록 이번 명단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부상으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페예노르트), 양민혁, 양현준, 오현규 등 유럽파들이 투입됐다.
명실공히 역대 대표팀 최고 전력을 갖춘 홍명보호지만 내용도 결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선수 이름에 걸맞은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본선에서 만날 상대는 아시아 예선에서 만나는 팀처럼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거의 없는 한단계 위 팀들이다.
홍명보호가 가장 빨리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는 시기는 오는 6월 5일 이라크 원정 경기이다. 설사 이라크에 패한다 해도 6월 10일 쿠웨이트와 홈 경기를 통해 다시 본선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본선 진출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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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