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번쩍 떠졌다".

KIA타이거즈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1)이 첫 홈런을 터트리게 조언해준 18살 신인타자 박재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위즈덤은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첫 손만을 봤다.

5-3으로 앞선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11타석만에 나온 첫 안타였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또 좌전적시타를 날렸다. 이날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11-6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2연전 8타석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이밍이 늦어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드디어 한 방을 터트리며 혈을 뚫었다.

타격도 좋았지만 3루수비도 뛰어났다. 김도영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위즈덤이 출전했다.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를 걷어올려 중심이 치우쳤는데도 빠른 바운드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땅볼 송구는 척척이었고 송구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왜 메이저리거인지 보여주는 안정감이었다.

시범경기부터 시원스러운 타격을 못한데다 개막후 침묵하면서 마음고생이 있었다. 경기후 "압박감이 있었다. 이제 홈런을 쳤으나 숨 좀 쉴 수 있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홈런의 비결로 짧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오늘 박재현이 와서 타이밍 좀 맞게 잘 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떠져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박재현은 18살 고졸루키이다. 시범경기에서 정교한 타격과 김도영급 스피드로 주목을 받더니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넣었다. 대주자 백업으로 대기하고 있지만 출중한 능력을 장차 외야주전 후보로 꼽힌다. 최형우는 "배팅볼을 던지며 봤는데 타격이 남다르다. 이정후를 보는 는 것 같다"며 타격재능을 인정했다. 나성범도 "스피드가 김도영에 버금가는 것 같다. 몸을 더 키우면 스피드도 늘어날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어린나이에 구김도 없고 성격도 밝다. 선배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며 분위기를 밝게해준다. 위즈덤의 부진을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까웠는지 타이밍을 맞추라는 돌직구까지 날렸다. 메이저리그 88홈런을 터트린 클래스도 루키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깨달음을 얻었다. 흥미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sunny@osen.co.kr

[OSEN=광주, 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