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철벽’ 김민재(29, 뮌헨)의 공백을 절감했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안방에서 열린 2경기서 모두 비긴 1위 한국(4승4무, 승점 16점)은 2위 요르단(3승4무1패, 승점 13점)에게 승점 3점차로 쫓기는 신세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진출 조기 확정도 물거품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10일 28명의 대표팀 명단에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포함됐다. 김민재는 12일 레버쿠젠전에서 풀타임을 뛰고 부상이 깊어졌다. 김민재는 8일 보훔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했고 한 경기 만에 다시 출전했지만 부상이 재발했다.

바이에른 뮌헨 뱅상 콤파니 뮌헨 감독은 14일 기자회견에서 “김민재가 다쳤다.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앞으로 최소 몇 주는 뛸 수 없는 상태”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김민재를 제외하고 김주성을 대체선수로 선발했다. 홍명보 감독은 17일 소집훈련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뮌헨의 김민재 부상관리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김민재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뮌헨에서도 중요한 선수다. 그의 부상 위험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대표팀에서는 이를 고려해 그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라고 김민재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독일언론에서 “김민재가 그렇게 걱정됐다면 홍명보 감독이 지난 10월부터 대표팀에 뽑지 말았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게 0-2 완패를 당했다. 당시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했다. 비슷한 상황에서 김영권과 정승현이 센터백 콤비를 맞췄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민재가 없는 가운데 또 다른 센터백 정승현까지 훈련 중 부상을 당해 소집해제됐다. 요르단전은 조유민과 권경원 두 명이 선발로 나섰다. 두 선수 모두 카타르 월드컵에서 김민재 부상 당시 공백을 메웠던 선수다. 좌우풀백으로 이태석과 설영우가 출격했다.

전반 24분 우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알타마리가 황희찬과 몸싸움에 밀려 넘어졌다. 경기가 잠시 중단됐지만 부상은 없었다. 알타마리는 경기가 안 풀리는 표정이었다. 그만큼 한국이 초반 주도권을 쥐었다.

방심은 금물이었다. 한국은 전반 30분 중원에서 박용우가 공을 빼앗기면서 역습을 허용했다. 위협적인 알나이마트의 슈팅을 조현우가 몸을 날려 막았다. 하지만 리바운드 된 공을 마흐무드 알마르디가 2차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그의 앞에 무려 5명의 한국선수가 있었지만 몸을 날려 슈팅을 막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한국은 수비숫자는 많았지만 상대 역습에 당황하며 좋은 포지션을 선점하지 못했다. 애초에 요르단 선수가 슈팅을 하도록 공간을 준 것이 화근이었다. 김민재의 공백을 절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전반 44분 요르단이 한 번의 롱패스로 역습을 노렸다. 전방에서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골키퍼와 일대일로 노마크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때 롱패스가 주심의 얼굴에 맞으면서 공교롭게 한국을 도왔다. 뻥 뚫린 한국수비가 주심 덕분에 위기를 또 넘겼다.

이재성이 첫 골을 잘 넣고도 역습 한방에 뚫린 한국은 1-1로 비겼다. 김민재 공백도 문제였지만 한국이 상대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OSEN=수원, 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