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3위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133번째 A매치에 출격하면서 '거미손' 이운재(52)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일 열린 오만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막판 나온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홈에서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한국은 승점 15(4승 3무)를 기록하며 불안한 조 1위를 유지 중이다. 2위 요르단, 3위 이라크(이상 승점 12)와는 불과 3점 차.
대표팀은 이번 안방 2연전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을 노렸지만, 오만전 무승부로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요르단이나 이라크에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이날 한국이 요르단에 패한다면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게다가 부상 악재까지 발생했다. 김민재가 아킬레스건으로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훈련 도중 정승현이 종아리를 다쳤다. 여기에 오만전 도중 백승호와 이강인이 연달아 쓰러지고 말았다. 정승현과 백승호, 이강인 모두 소집 해제되면서 요르단전에 뛸 수 없는 상황이다.
어깨가 무거운 손흥민은 이날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그는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이운재와 함께 한국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3위에 올랐다.
현재 최다 출전 기록은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136경기다. 손흥민은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3경기만 더 뛰면 두 전설을 따라잡게 된다.
손흥민은 2010년 12월 30일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뒤 14년 넘게 대표팀에 헌신해 오고 있다. 그보다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달고 A대표팀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는 이동국(19년 112일), 이운재(16년 159일), 김남일(14년 182일) 3명뿐이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측면 공격수가 아닌 중앙 공격수로 뛸 전망이다. 꼭 승리가 필요한 홍명보 감독의 승부수다. 이동경, 이재성, 황희찬이 2선을 구성하고, 박용우-황인범이 뒤를 받친다. 수비진은 이태석-조유민-권경원-설영우가, 골문은 조현우가 책임진다.
홍명보 감독은 전문 스트라이커 3명(주민규, 오세훈, 오현규)을 대신해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그는 소속팀 토트넘과 대표팀에서 이따금 그랬듯이 원톱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혹은 마찬가지로 원톱을 소화할 수 있는 황희찬과 자리를 바꾸면서 왼쪽과 중앙을 오갈 수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 오만전에서도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활동 반경을 넓혔다. 중앙까지 이동하면서 상대 밀집 수비에 균열을 내려 노력했다.
다만 결과물은 아쉬웠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을 한 차례 선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실수가 많았다. 여기에 실점으로 이어지는 공 소유권 헌납까지 있었다. 이번에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손흥민과 홍명보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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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수원, 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