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에게 열흘의 공백은 전혀 문제 없었다.
이정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헬스파크에서 열리는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1회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1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12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7.16을 기록한 키튼 윈을 상대했다. 이정후는 윈을 상대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2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의 2루타를 터뜨려 1루 주자 헬리엇 라모스를 불러들였다. 이후 이정후는 상대 유격수의 실책으로 홈까지 밟았다.
2회말 2사 1,2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키튼 윈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뒤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열흘 만의 복귀전 두 타석에서 두 번의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지난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나선 이후 열흘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지난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직전, 갑작스러운 등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가벼운 부상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통증에 차도가 없었고 결국 지난 19일 MRI 검진까지 받았다. 구조적 손상이 없다는 검진 소견이 나왔지만 복귀 시점을 예측할 수 없었다.
밥 멜빈 감독은 지난 2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에 이정후가 복귀해서 오는 28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개막전까지 컨디션을 맞춰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22일 경기까지 쉬었고 이날 열흘 만에 복귀했다.
“등의 통증이 이보다 심했던 적은 없었다”고 털어 놓은 이정후는 “개막전은 정말 중요하다. 만약 제가 준비되어 있다면 당연히 출장할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시즌은 162경기나 되는 긴 여정이고, 저는 이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준비가 된다면 나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다”라고 강조하면서 차분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정후의 타격감은 열흘의 공백에도 여전히 뜨거웠다.
‘샌프란시스코 스탠다드’의 존 셰이 기자의 SNS에 따르면 ‘이정후는 등에 주사 치료를 받고 느낌이 훨씬 좋아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너무 가볍기 때문에 부상(Injury)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도 않다”라며 부상에 개의치 않고 경기를 치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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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