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없는 한 달 어떤 성적일까?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2025 개막전부터 중대한 숙제를 안았다. 간판타자 김도영이 단 두 타석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정밀검진 결과 세 곳 병원에서 햄스트링 손상 정도를 '그레이드1(1단계)'로 판정했다.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지만 상당기간 이탈은 불가피하다.

구단은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일단 2주후에 재검진을 받아야 정확한 복귀 날짜가 나온다"고 밝혔다. 김도영의 부상 정도가 궁금했던 상대팀 이호준 NC 감독은 "그레이드1 이면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늦어도 4월 말 또는 5월 초에는 복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올해처럼 각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한 달 동안 절대전력 없이 운영을 해야한다. 이범호 감독이 가장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잠이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제는 김도영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이제는 최강타선이라는 평가가 무색해졌다.

김도영은 홈런 쏘아올리고 클러치 능력까지 갖추었다. 작전수행 능력도 뛰어나다. 안타 또는 볼넷으로 출루하면 쉽게 도루한다. 주자로 있으면 원히트투베이스는 기본이고 도루를 안하더라도 타석에 있는 타자들이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내야땅볼을 쳐도 병살도 잘 당하지 않는다. 감독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는 일당백이자 핵심 공격수이다.

NC와의 개막 2연전에서 김도영 없이 1승1패를 했다. 그러나 상대 불펜에 힘이 있었다면 2연패를 당할 수도 있다. 1차전 1-2로 끌려가다 8회 8점을 뽑아 대승을 거두었다. 올해 처음으로 NC 필승조로 발탁받은 전사민이 무너졌다. 2차전에서는 4-5로 패했다. NC가 불펜 운용을 잘했고 필승조들이 잘 버텨주었다. 만일 NC가 1차전 불펜 운용을 2차전럼 했다면 KIA는 질 수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2차전에 김도영 대신 동기생 윤도현을 3루수로 기용했다. 김도영이 자리했던 2번타순에는 최원준을 내세웠다. 공격에서 빛을 잃었다. 9번타자로 나선 윤도현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대타로 교체됐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아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할 수 밖에 없었다.

전날 2안타를 터트린 최원준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박찬호와 더불어 테이블세터진의 출루가 부진해 좀처럼 찬스가 중심에 걸리지 않았고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4번타자 새 외국인타자 패드릭 위즈덤도 2경기에서 장타 또는 안타없이 볼넷 3개만 골랐다. 아직은 적응중이다. 김도영이 있었다면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지만 위즈덤의 침묵이 오래간다면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안을 고민하고 있다. 2군에 있는 변우혁을 콜업시켜 3루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 변우혁은 작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아니면 3루에도 익숙한 위즈덤을 1루에서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김도영의 공백은 득점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소화 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김도영 없는 한 달 어떤 성적표를 낼 것인지도 관전포인트이다.  /sunny@osen.co.kr

[OSEN=이선호 기자]